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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불편한 집이 건강에는 좋은 집


BY 일본기사 2008-02-14

 

집은 고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씻어주는 공간이다. 그런 만큼 그 무엇보다 편안한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슈사쿠 아라카와(Shusaku Arakawa)와 매들린 진스(Madeline Gins)의 생각은 다르다.
“사람들, 특히 노인들에게 휴식이란 노화로 가는 지름길이다.”


2005년 도쿄에 들어선 ‘운명을 거역하는 집(Reversible Destiny Lofts)’은 바로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만들어 졌다. 
특별히 노년층을 위해 디자인된 이 집에서 입주자들은 항상 긴장해야만 한다. 다양한 건축적 ‘과오’들이 끊임없이 불편을 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라카와와 진스는 9개의 아파트로 구성된 다세대 주택을 디자인했다. 블루, 핑크, 레드, 옐로우 등 원색으로 치장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치 패밀리 레스토랑의 유아 놀이시설을 닮은 것도 같다.


하지만 문제는 집 안에 있다.


부엌이 거실 한 가운데 있는 등 공간 구성이 상식을 넘어선다. 게다가 바닥은 울퉁불퉁한데다 전기 스위치는 모두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곳에 숨어 있다. 베란다로 나가는 유리문은 너무도 작아서 기어나가는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거주자들은 이 곳에서 사는 법을 알아서 배워야 한다. 끊임없이 나를 놀라게 하는 집에서 살기 위해서는 머리를 쓰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고령화 단계로 진입한 현대 사회에서는 그 역의 명제가 옳은 지도 모른다.

치매와 같은 질병을 예방하고, 더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말이다. ‘운명에 거역하는 집’은 고령화 사회의 아이러닉한 극약처방이자, '홈 스위트 홈'에 대한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