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아한 바람끝에 봄냄새가 묻어있네요..
늦은 사춘기-고등학교-를 아주 혹독하게 치를때도 봄이었고
자다가 그냥 죽었으면 하던 그시절도 봄이었고..
남편을 만나 정신없이 연애할때도 봄이었고..
그러고 보면 제가 봄을 좀 타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서른 아홉에 맞는 이봄이 그저 무심하려해도 쓸쓸하기만 하네요.
꼬맹이는 어느새 3학년이 되어서 갑자기 늘어난 수업시간에 힘든가 봅니다.
요즘엔 늦은 군기 잡느라^^ 제 목소리도 더 커지고 이래저래 나쁜 엄마 노릇이 늘어가네요.
힘든 시간들 속에 있지만 그래도 제 생활에 집중 하려고 안간힘 쓰고 있습니다.
맛있는걸 먹어도 그맛을 모르겠고 좋은 경치를 봐도 난 딴 세상에 있는거 같고..
눈동자에서 빛이 완전히 사라지고 하루에도 몇번씩 무심하게 내가 죽어있는 모습을 떠올리고..
한심하게도 깊은 우울증이 있지만....
아이를 보면 정신이 버쩍 납니다. 행복한척, 즐거운척, 그럴수가 있더군요...불가사의한 힘이죠^^
완전히 까라져서 죽은듯 누워있다가도 아이가 -엄마.배고파-..하면 벌떡! 일어나거든요.
못난엄마의 초강막강 수호천사입니다.
아이에게 털끝만큼도 짐이 되지않도록 ,상처주지 않도록 ,
나는 오늘도 정신 놓지 않도록 이렇게 주절주절 글을 씁니다.
오늘 이 시간이 너무 힘에 겨워 숨을 놓고 싶도록 지친 엄마들...나를 포함...
그래도 만약 그곁에 맑은 눈을 가지고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가 있다면 꼭 살아야 한답니다.
시간은 무심히 흘러갈테고 분명 극복되는 그날이 올테니까요..
적어도 내새끼 눈에서 엄마때문에 눈물 빼는 짓은 해서는 안되니까요.
---사실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지요---
날이 찬데 억지로라도 목도리 둘둘감고 시장에 다녀올라구요.
무넣고 동태찌게 끓이면 좋을 날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