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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들여다 보기..


BY 라임 2008-03-10

싸아한  바람끝에  봄냄새가  묻어있네요..

늦은 사춘기-고등학교-를  아주 혹독하게 치를때도  봄이었고

자다가  그냥 죽었으면 하던 그시절도  봄이었고..

남편을 만나 정신없이  연애할때도 봄이었고..

 

그러고 보면  제가 봄을 좀 타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서른 아홉에 맞는 이봄이  그저 무심하려해도  쓸쓸하기만 하네요.

꼬맹이는 어느새 3학년이 되어서  갑자기 늘어난 수업시간에  힘든가 봅니다.

요즘엔  늦은 군기 잡느라^^ 제 목소리도 더 커지고 이래저래  나쁜 엄마 노릇이 늘어가네요.

힘든 시간들 속에 있지만  그래도 제 생활에 집중 하려고  안간힘 쓰고 있습니다.

 

맛있는걸 먹어도 그맛을 모르겠고  좋은 경치를 봐도 난 딴 세상에 있는거 같고..

눈동자에서 빛이 완전히 사라지고  하루에도 몇번씩  무심하게  내가  죽어있는 모습을 떠올리고..

한심하게도 깊은 우울증이 있지만....

 

아이를 보면  정신이 버쩍 납니다. 행복한척, 즐거운척,  그럴수가 있더군요...불가사의한 힘이죠^^

완전히 까라져서  죽은듯  누워있다가도  아이가 -엄마.배고파-..하면 벌떡!  일어나거든요.

못난엄마의  초강막강  수호천사입니다.

아이에게  털끝만큼도 짐이 되지않도록  ,상처주지 않도록 ,

나는 오늘도  정신 놓지 않도록  이렇게  주절주절  글을 씁니다.

 

오늘 이 시간이 너무 힘에 겨워  숨을 놓고 싶도록  지친 엄마들...나를 포함...

그래도 만약 그곁에 맑은 눈을 가지고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가 있다면  꼭 살아야 한답니다.

시간은 무심히 흘러갈테고  분명 극복되는 그날이 올테니까요..

적어도 내새끼 눈에서 엄마때문에  눈물 빼는 짓은 해서는 안되니까요.

---사실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지요---

 

날이 찬데  억지로라도 목도리  둘둘감고 시장에 다녀올라구요.

무넣고 동태찌게 끓이면  좋을 날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