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임기가 남아있는 기관장들, 짧은 분은 한 서너 달 되지만 긴 분은 1년 이상 남아있습니다. 그 가운데 KBS사장 같은 경우는 최우선 퇴진추진대상인물로 보이는데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임기가 굉장히 많이 남았습니다. 내년 11월까지입니다. 이런 기관장들 거취,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보십니까?
▶ 진중권 : 법에 나와 있는 대로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법은 지키라고 만든 거 아닙니까? 법 만드는 것도 자기들이 만들었을 텐데요.
기관장들 임기제가 왜 도입됐는지 생각해 보죠. 선거 끝나면 늘 낙하산 인사를 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능력 있는 분들이 아니라 머리 텅텅 비고 충성심만 가득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기관장으로 오는 거죠.
그래서 그 폐해를 막으려고 도입한 게 임기제입니다. 능력 위주로 선발하고 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자, 이런 취지로 도입한 게 임기제인데 한나라당에서 지금 그걸 무력화하겠다는 겁니다. 왜 그러겠습니까? 낙하산 인사 하겠다는 겁니다.
지금 한나라당 공천 잡음 시끄럽죠. 거기서 미끄러진 사람들 챙기려면 밥그릇 챙겨줘야 하는데 그 공신들 한 자리씩 나눠줘야 하는데 지금 다른 사람들이 앉아있다는 거예요. 지금. 그래서 곤란하다는 거죠.
한 마디로 MB완장 차고 버스에 올라타서 먼저 앉은 승객들한테 정권 바뀌었으니까 자리 비켜, 지금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문제는 지금 그 임기 남은 분들 쫓아내고 도대체 그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는 건데 장관 후보라고 내놓은 사람들 보셨죠? 그게 고르고 골라서 내놓은 분들인데 상태가 어떻던가요? 맛이 많이 가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청문회도 없이 낙하산 타고 줄줄이 내려올 분들 상태가 어떤지 굳이 이거 말할 필요 없을 겁니다. 아마.
- 지금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까지 나섰습니다. 문화예술계 단체장들 사퇴하라, 논리가 이런 겁니다. 나름의 철학과 이념, 자기의 스타일과 개성을 가진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새 정권 들어섰는데도 자리 지키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뒤집는 거 아니냐, 이런 논리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 진중권 : 유인촌 장관은 MB처럼 MB이념, MB스타일, MB적 개성을 가지고 살아오셨겠지만 다른 예술인들은 대부분 정치적 코드와 상관없이 삽니다.
정치인과 직결된 인생들이 있어요. 문화계에도.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과 유인촌 장관, 정몽준 의원과 김흥국 정도인데요. 문성근, 명계남 씨도 있었지만 이 분들이야 전 정권에서 공직을 맡진 않았지 않습니까?
이 분이 지금 기관장 자리를 아주 당연하게 정치투쟁의 전리품 정도로 간주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권 바뀌었으니까 물러나라, 이렇게 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정권이 바뀌면 문화도 바뀌어야 된다, 또 MB가 대통령이 됐으니 이제 문화계도 MB이념, MB철학, MB스타일, MB개성, 한 마디로 MB코드를 가진 사람으로 다 바꿔야 된다,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
무슨 문화가 70년대 레코드판에 강제로 끼워 넣던 건전가요 정도로 생각하시는 모양인데요. 이렇게 문화에까지 색깔론을 들이대면 문화가 황폐해집니다.
그래서 한국영화를 예로 들어보면 국제영화제를 휩쓴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 정치적으로는 좌파입니다. 칸에서 대상 받은 이창동 감독, MB코드로 보면 역시 좌파겠죠. 문화계에서 이런 경향들 다 솎아내고 뭐 하겠다는 겁니까?
그래서 MB코드에 맞는 이은하 씨 데려다가 대운하 찬가나 부르게 할 겁니까? 그게 문화꼴입니까? 한나라당의?
지금 보세요. 내각은 고소영, 강부자 라인, 사정라인은 TK고요, 방통위원장은 자기 멘토인 최시중 씨, 공천과 경찰청장 인사는 측근인 이재오하고 형님인 이상득한테 맡기고 거의 이 정도면 일인 독재 수준 아닙니까?
이것도 모자라서 문화계까지 MB코드로 도배질하겠다는 겁니다. 지금. 그래서 전원일기던가요? 최 회장댁 둘째 아드님이 지금 문화계에서 계엄사령관 노릇 하는 걸 보면 일용엄니가 얼마나 기가 막히겠습니까? 정말.
- 지금 한나라당 공천 관련해서도 갈등이 정점에 이르는 것 같아서 하나 질문 드려보겠습니다. 특히 어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침묵을 깨고 직접 나서서 아주 강한 불만 표출했는데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군요. 기준없는 공천이다, 잘못 된 공천을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느냐, 기가 막히다, 이렇게까지도 이야기했습니다만 이런 한나라당의 공천과정, 갈등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진중권 : 그것은 밥그릇 싸움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한나라당 내에서도 MB의 독식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나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참 실용이라는 말이 재미있습니다. 이념보다는 실용을 내세운다라고 하는데 지금 이 분들의 실용을 잘 들어보면 땅투기, 세금탈루, 논문표절한 분들을 장관에 올려놓는 그 원리가 변명이 실용이었습니다.
그래 놓고는 이제는 능력이나 도덕성도 없는 것도 아니고 중립성 어긴 일도 없는 사람들을 자기 코드랑 안 맞는다고 임기도 채우지 말고 물러나라는 거 아닙니까? 그게 이명박식 실용인데요.
무슨 실용이냐 하면 경제 살리기 실용이 아니라 권력 주변에 온통 자기 사람 심는 실용입니다. 그래서 공무원들도 머슴이라고 부르는데 그게 어디 국민 머슴입니까? 자기 머슴이지.
이런 분이니까 당내에서 오죽 하겠습니까? 공천갈등도 좀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들이 승리했다고 자기들이 완전히 독점을 해 버리는 거죠.
이 사람이 거의. 거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사람이거든요. 그 사람을 방송통신위원장에 앉힌다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 아닙니까? 은근슬쩍 말을 바꾸는 거거든요.
최시중 씨한테 계속 문제가 됐던 것은 전문성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이명박 씨의 분신과 다름없는 멘토로서 모든 정치적 충고를 다 해 줬던 그야말로 이명박 씨의 뒤에 숨어있는, 차라리 이명박 씨가 마리와네뜨와 다름없는 거죠.
그걸 움직였던 건 그 사람이었거든요. 그게 문제인데 지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거죠. 지금. 국민 알기를 자기들 아이큐 밑으로 보나 봐요.
지금 경제 살리기 해야 할 분들이 지금 이상한 거 떡고물 챙기는 거거든요. 지금.
그리고 지금 하는 거 보면 답답해 죽겠는데 지금이 무슨 60년대 북조선입니까? 새벽별 보기 운동이나 하고 앉았고. 그러니까 몸 굴릴 생각하지 말고 머리를 좀 썼으면 하고요.
청와대 인테리어까지 다 일일이 간섭하고 있는데 가끔은 이게 대통령인지 공사판 감독인지 헷갈립니다. 휴일에는 푹 쉬시면서 창의적인 생각을 좀 하셨으면 하고요. 기껏 한다는 생각이 맨날 세금 깎고 규제 풀고 운하 팔고. 이런 구태의연한 발상만 반복하는데요.
좀 푹 쉬시면서 미래산업 비전 같은 거 이런 거 좀 내놓는 거 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뭐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먼저 본 세상 바꾸는 미래, 고뉴스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