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봉준호 감독이 영화 <괴물 2>가 청계천을 배경으로 할 것이며,
이번에는 괴물이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과연 화제와 궁금증을 더해가고 있는 <괴물 2>의 또다른 주인공,
괴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끈질긴 추적을 한 끝에
드디어 청계천에 실제로 괴물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따라서 영화 <괴물 2>는 완전한 픽션이 아닌,
실제 괴물을 소재로 한 '팩션'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 괴물은 단지 '괴물'이 아닌, 이름이 붙어 있는 괴물로 알려졌습니다.
그 괴물의 이름은 바로 '실용(失龍)'이라고 합니다.
실용의 신체구조
실용은 겉보기에는 용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꼬리는 뱀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전형적인 '용두사미'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실용은 날카로운 이빨을 자랑하는데,
자신보다 힘이 약한 상대들은 가차없이 공격해서
마구 물어 뜯는 흉포한 공격성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곤충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특히 벌의 일종인 '재벌'에게는 아주 약해서
재벌이 나타나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서
비위를 맞추는 특이한 습성으로 유명합니다.
실용은 머리는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기억력이 나빠서 학자들에 따르면 대략
2MB 이상을 저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용은 혀가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짧은 혀를 낼름거리면서 우는 소리가 꽤 거북합니다.
실용은 '어륀지', '후렌들리'와 같은 혀 짧은 울음소리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개체에 변이가 생겼는지
어린 새끼들까지도 '어륀지'라는 울음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실용은 그 독특한 귀의 모양으로도 유명한데,
소의 귀와 거의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용은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는 잘 듣지만,
그렇지 않은 소리에 대해서는 '쇠귀에 경읽기' 태도를 보입니다.
눈 역시도 오른쪽은 정상이지만 왼쪽은 시력이 없어서,
서민들을 볼 때에는 왼쪽 눈으로 보는 척만 하다가
상류층을 볼 때에만 오른쪽 눈으로 제대로 본다고 합니다.
실용의 먹이
실용은 상당히 잡식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거 때 국민들의 표를 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진 실용은
물을 좋아하며 물이 없이는 살 수가 없습니다.
특히 인공 하천을 좋아하여 복원된 청계천에 흐르는 수돗물에서
상당한 에너지를 빨아들여 이제는 나라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놀라운 힘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실용은 떡도 무척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때때로 상당히 멀리 떨어진 성인 '삼성'까지 날아가서
떡을 받아 먹고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용은 떡을 먹고 나서 그 사실을 딱 잡아떼곤 합니다.
물론 실용은 괴물답게 고기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특히 수입육인 '영어몰입교육', 국산육인 '사교육'은
실용이 무척 좋아하는 고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용은 과일이나 야채도 좋아하며,
그 중에서 '어륀지'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때때로 소나무의 일종인 '태솔'의 잎을 먹기도 합니다.
실용이 '태솔' 잎을 따먹을 때 내는 소리를 두고,
사람들은 종종 '풀 뜯어먹는 소리'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실용이 싫어하는 음식들도 여럿 있는데,
먼저 껌은 대단히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특껌'은 질색을 해서 도망가기 바쁘다고 하니
혹시 청계천에서 실용을 만날까 두려운 분들은
반드시 '특껌'을 한 통 가지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영국 제품으로 최근 미국에서 인기가 좋은 껌인
'데이빗 베껌'만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데이빗 베껌'은 가지고 다녀 봤자 말짱 헛것입니다.
또한 실용은 생선 종류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 듯한데,
특히 회의 일종인 '청문회'는 굉장히 싫어한다고 합니다.
실용의 생활
실용은 남의 흉내를 무척 잘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때때로 너무 다른 동물을 표절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학자들 사이에서 뜨겁게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정신 나간 학자는 이런 실용의 습성을 두고
"복지에 대한 열정으로 봐 달라"는 전혀 생뚱맞은 소리를 하는 바람에
학계에서는 이 학자의 퇴출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용은 형제 사이에 우애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동생이 형님을 아주 잘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좋은 먹잇감이 있으면 반드시 형님을 위해서 떼어놓는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실용이 동물을 잡아서 그 뱃속을 가르고 떼어낸,
위장 부위인 '방송통신위'를 형님에게 나눠주는 모습이
학자들에 의해서 포착된 바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어떤 실용은 자신의 친형에게 쥐의 일종인 '금뱃쥐'를 주기 위해
다른 실용에게 압력을 넣는 모습도 목격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용은 카멜레온을 능가할 정도로 '위장'에 능한데,
특히 그 위장술은 강남 지역에서 빛을 발한다고 합니다.
끝으로, 실용에게는 한 가지 특이한 습성이 있는데,
고소영 사진을 보여주면 몸을 S자로 뒤튼다고 합니다.
실용의 번식과 서식지
실용이 어떻게 번식하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다른 동물들은 '생식기'를 통해서 교미를 하는 데 비해서,
실용은 '투기'를 통해서 교미를 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따라서 실용은 투기를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번식이 안 되기 때문에
한 대학교수는 "투기를 안 하면 바보"라는 주장까지 했습니다.
최근 들어서 실용은 그 개체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요즈음은 서식지도 청계천을 넘어서 청와대와 정부 청사,
그리고 신문과 방송으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습니다.
신문을 펴거나 TV를 틀면 우글우글 쏟아져 나오는
실용의 울음소리에 사람들이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라고 하니,
생태계 파괴가 우려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합니다.
특히나 인공하천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실용은
한반도 대운하가 완공될 경우 서식지가 급속도로 확대됨으로써
그 개체수가 거의 전국을 뒤덮을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또한 실용은 기본적으로 물에서 사는 괴물이지만,
때때로 땅을 파고 그 안에 들어앉아서 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실용은 아직도 많은 부분들이 베일에 싸여 있는 괴물입니다.
여러분들도 혹시 어디선가 실용을 목격하셨거나,
실용에 대해서 아는 바가 있으면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실용에 대해서 연구하고
이 위험한 괴물을 퇴치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