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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더 지나도...


BY 사과나무 2008-04-02

가끔씩  불쑥 떠올라 괴롭히는 생각들

젊은날  남편이 학대하던 어떤 말들이나 상황이 떠오른다

좋은 나이에 행복하게 살지 못했다

그는 자기의 무능력을 나에 대한 화풀이로 감추려 했다

얼마전 20여년 전 사진을 보던 그가

"이때가 좋았지"라 하기에

"좋긴 뭐가 좋아 맨날 소리만 버럭버럭 질렀으면서 ..."

그때 왜 그렇게 살았냐니까 불안(앞날이)해서 였다고 한다

지금 이야 그런 일이 없지만 그 시절을 어찌 살았는지 왜 그냥 살았는지

아직도 나와 그에게 분노가 치민다

생각이란 참 묘하다

과거란 무의식속에 저장되는 것인가

예고도 없이 찾아와 생생하게 연출하고는 마음속에 불 질러 놓고 슬그머니 사라진다

잊자 잊자

그만 잊어버리자고 털어버리라고 스스로 달래보지만

가끔씩 찾아오는 괴로운 날들에 대한 기억

.....

그는 전혀 모르고 자기가 좋은 남편 인 줄 안다

.....

만약 후에 치매걸리면 그때의 그 상황속에서 살까봐 걱정이다

그럼 아주 무서운 감당 못할 노파가 될 듯 한데...

아들에겐 미리 말해 두었다

엄마 치매 걸리면 요양원으로 보내라고...

참 남자들은 왜그리 철이 늦게 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