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어머니 생신이다. 부모님이랑 3가족이 모여 가족 사진을 촬영했다.
자식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짜증내고 화를 낸다. 아침부터 설쳐 모이게 했다고.
우리 시어머니 유별나다. 자식들도 이해할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다.
모든일을 자기식대로 해결하려고 하시고, 뒤에서 험담도 잘 하신다. 가끔 쌍욕도 섞어서.
며늘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근데 그 성격 안 바뀐다. 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
시엄니 비위 맞추랴, 남편, 시누 비위 맞추랴, 내가 왜 이리 살아야 하나.
하루 종일 짜증낸 남편 일 나가고, 혹 밥 굶을까 밥 뜸들일 시간도 없이 도시락
싸서 아이시켜 갖다 줬더니, 고맙단 인사도 없더란다.
밤10시 넘어서 온 남편 그대로 우거지상에 먹다 남은 도시락 식탁에 넝그러니
던져놓고, 말이 없다.
성질 같으면 왜 내가 하루종일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보며 살아야 하냐고
윽박지르고 싶은데 그마저도 싫다.
한두번도 아니고, 그냥 나도 성질 난다.
난 고민을 사서 하고 없는것도 억지로 지어서 한다. 늘 고쳐야지 하면서도 안된다.
가슴에 묵직한 바윗돌 하나 얹어놓은것 같다.
울 친정 부모님 나 어릴때 아니, 커서도 늘 싸우시고 평안한 꼴을 보지 못했다.
늘 두분이 같이 있으면 불안했다.
결혼하고서도 가끔 꿈을 꾸면 남편과 나는 아는 사람이 아니다.
왜 그럴까?
꿈속에선 늘 친정식구는 날 못살게 군다. 실질적으론 그렇지 않은데.
나의 맘 깊숙한 곳에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불안감이 있는것 같다.
항상 아들걱정에, 남편걱정에, 심지어 할 필요없는 경제적인 걱정까지..
내가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닌데.
정말 오늘 같은날 가정 자식 다 내팽개치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싶다.
내일도 오늘과 같은 하루가 계속 될것이기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