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꽃이 지고 어느덧 바야흐로 가정의 달 5월이 다가왔습니다. 아직 겨울 옷 정리 할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세월이 더디 간다는 말은 순 거짓말인가 봅니다.
어렸을 때는 5월이 도면 어린이날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즐거웠던 것 같아요.
슈퍼마켓에 가서 과자 한 봉지 사더라도 색색 풍선을 어린이 선물로 줬고, 엄마아빠랑 고궁이나 놀이공원에 놀러 가기도 하고요.
창덕궁의 봄은 역시나 기품이 넘치더군요~
나이가 들어 생각해보니 5월은 고마움에 효도를 더해야 하는 달이었습니다.
저희는 특히 아버지가 10년 넘게 당뇨로 고생 해서 그런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에요. 당뇨는 혼자만 고생해도 되는 병이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해야 하는 병이잖아요.
지금 우리집 식탁에서는 흰밥이 살아진 지 오래고 그 자리에는 고구마와 두부 등이 자리하고 있답니다. 조리는 하지 않고 그저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 정도, 다행히 식구들이 별 말 없이 따라가 주었죠. 그리고 우리들이야 밖에 나가서 이런 저런 음식을 편하게 먹잖아요. 아버지랑은 외식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던 것도 옛일이네요.
바로 이런 곳이 그 유명한 광장시장^^먹는 거 입는 거 없는 게 없어요^^
그런데 며칠 전 친구와 광장시장에 갔는데 다음에 꼭 아버지와 함께 와야겠다 생각하게 한 음식이 있어요.
바로 봄나물 보리비빔밥…………….
겨울에 갔을 때 분명 눈에 안 띈 것 같은데 달래, 돌나물, 생고사리 등 봄 내음 물씬 나는 봄 음식들이 더 나왔더라고요..
보기만 해도 배 부르지 않습니까? 나 또 갈테야~~
일단 자리를 잡고 앉으면 비빔밥을 먹겠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면 양푼에다가 보리밥과 고추장을 떠서 주인 아주머니가 주십니다. 그 다음 앞에 수북하게 담겨 있는 야채와 나물들을 뷔페처럼 내 양푼에 담는 거죠. 비빔밥하면 빠지지 않는 콩나물 무침과 무생채를 넣고 기다리면 주인아주머니표 특제 강된장을 주십니다. 이제부터 마구 비비면 되요^^ 중간 중간 아주머니가 가위로 야채들을 잘라주셔서 쉽게 먹을 수 있답니다. 일 인분에 4천원, 그리고 원 없이 내 맘대로 야채를 먹을 수 있는 게 매력이었어요. 사람 냄새도 물씬 나고~ 먹는 내내 즐거웠답니다.
으앙 정말 맛있었어요^^ 꼭 아버지랑 광장시장 고고씽 할래요^^
물론 집에서도 해 먹을 수 있지요. 신선한 야채들만 잘 씻어서 식탁에 올리면 되는 걸요..
강된장도 만들어야겠죠? 집집마다 만드는 방식이 틀리긴 하지만 우리집은 내장을 뺀 멸치 와 양파, 고추, 감자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된장과 물 살짝 넣어 함께 볶습니다. 소고기를 넣거나 하는 것은 다 그때, 그때 집에 있는 재료에 따라 틀리니까 굳이 꼭 무엇을 넣어야 한다는 기준은 없답니다.
어찌됐건 아버지와의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려면 한 번 광장시장에 갈 겁니다.
효도도 즐겁게 나누어야 진짜 효도죠.
집에 오는 길 5월의 가정의 달… 어버이날 드리려고 당뇨가 있으신 아버지를 위해 종로에 있는 에 들어 홍삼인슈100이라는 제품도 샀습니다. 어버이날 아버지에게 뭔가 선물하고 싶어 인터넷을 찾아보다 당뇨환자에게 좋은 제품이라는 소개와 사람들의 소견을 접했거든요. 효능을 믿지 말라는 말도 있었지만 건강보조제가 약도 아니고 특히 드셔보신 분들 말에 더 강한 믿음이 가서 꼭 사드리겠다 마음 먹었어요. 홍삼이 원기 회복에도 좋다는데 쉽게 피로감을 느끼시는 아버지에게 좋을 것 같아서요. 사실 건강보조식품을 사드리는 것이 처음이라 조금 신경이 더 쓰였거든요. 제 바람은 아버지께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는 거예요. 병원 정기검진 때 마다 좋아졌다는 소리를 듣는 거고요.
저도 어느덧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5월을 맞는 나이가 되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