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논란을 보면서 여기에 어울릴 주제가 떠올라 좀 끄적여 봤습니다. 멸종(extinction)에 관한 건데요..
호모 사피엔스 종은 과연 영원히 번영해 나갈 수 있을까요? 인류의 과학문명이 이룩해 낸 놀라운 결과에 고무된 사람들은 전 지구적인 재앙이 닥치더라도 우리 인류는 틀림없이 그 해결책을
찾아 낼 것이고 인류의 멸망은 오지 않을 것이다.. 라고 믿고 있는 듯 합니다.
지구가 태어난 이래 지구의 생물상을 지배해 왔던 몇몇 동물 종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고생대 삼엽충의 3억년, 중생대 공룡의 2억년간의 번성 등이 그것입니다.
인류의 경우 길게 잡아 200만년 정도인데 아무리 잘난 척 해 봐야 앞의 두 예에 비하면 1백분의 1 수준밖에 안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현재 번영하고 있는 인류는 과연 진화의 정점일까요?
다시 말해, 40억년전 선캄브리아기 단세포에서 시작한 생명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그 생물학적 복잡성과 자연에 대한 적응성이 극대화 되어 결국에는 호모사피엔스에 도달하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전혀 아닙니다. 제가 읽어보고 공감을 했던 책 하나 소개합니다.
이 책에서 고증한 내용에 의하면 생물상의 번영은 일종의 우발적 '우연' 에 의한 것이라는 거죠.
공룡이 포유류보다 덜 적응하고 덜 진화되어서 멸종된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전 지구적 재앙이 아니라도)소행성 충돌이라는 우연에 의해 멸종을 맞게 되고, 그로인해 포유류는 '우연히' 번성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것이랍니다.
제가 요즘 광우병 소동을 보며 섬짓하게 느끼는 것은 13년전 읽었던 한 소설의 내용이 오버랩 되어서 입니다. 잘 아시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주라기공원2(잃어버린 세계) 입니다.
이 소설의 1편도 그렇고 할리웃 영화가 원작의 심오한 메시지를 아예 생략해 버리고 볼거리 위주에만 치중한 것이 참 아쉽습니다. 바로 이 소설에 프리온 단백질 이야기가 나옵니다. 공룡을 재생해서 키워가는 도중 속성으로 키우기 위해 동물 내장사료를 사용하며 그로 인해 프리온에 감염되어 공룡들이 빠르게 죽어가는 패턴을 보인다는 내용입니다. 원작 일부를 옮겨 보겠습니다.
소설에서 보다시피, 여기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프리온은 '안 사 먹는다고' 피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죠. 영국에서 시작된 광우병은 미국으로 건너가 인류 자연과학의 치명적 사각지대-우리는 당장 눈 앞에 나타나는 결과가 아니면 잘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정치가들은 물론 그 약점을 잘 이용하죠 - 라는 약점을 통하여 전 세계로 퍼져나갈 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주를 정복합네 하늘높은 줄 모르고 이 지구가 자신들의 것인 양 오만하게 굴었던 호모사피엔스 종의 때이른 멸종으로 - 삼염충이나 공룡의 100분의 1도 생존하지 못하고 - 결론짓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지구에는 다섯번의 대 멸종이 있었습니다. 인간에 의한 제 6의 멸종은 지금, 인류문명의 정점을 이룬 곳, 바로 미국에서 시작중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