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연히 지난날 처녀적 앨범을 꺼내보면서 추억을 회상하다가 16년전
크리스마스 이브의 참혹했던일이 떠올라 님들과함께웃고저...
16년전 크리스마스이브....
26세의 꽃다운 나이에 미모도 한미모 했겠죠? ㅎㅎ
163cm키에 허리까지내려왔던 긴머리에 곱게 화장을 하고서 7인치의힐을 신고
윗도리는 짧은 코트에 하체의길어보임을 강조하고저 치마는 딱붙은 스판 롱~스커트를입고서
한껏 폼을 잡고서 외출을 했습니다.
장소는 부산 서면에 위치한 태화쇼핑으로...
그때만 해도 큰 백화점들이 없었기에 태화쇼핑 앞이 최고의번화가였죠.
모든연인들의 만남의약속장소이기도했어요.
7시에 데이트약속이있었기에 그이(?)에게줄 크리스마스선물을 사기위해 일찍나섰어요.
버스에서내려 쇼핑까지의거리는 도보5분정도...
멋을 한껏부리며 뒷트임의 스판롱~스커트 덕분에 걸음은 총총걸음을 걸으며..
그런데 갑자기 엎드려 큰절을 하게됐어요.
하이힐의 뒷굽이 보드블럭에 턱 걸려서 어떤 조치를 취할 사이도없이 그대로 납작 구부리게됐죠.
스판 롱~치마 덕분에 엎드리진않고 ...
순간 어디선가 우뢰와같은 박수소리가 들렸어요.
아픈것은 생각이안나고 빨리이자리를 빠져나가야된다는 생각뿐이였죠.
태연한듯일어나서 몇발짝을 걷자니 구두굽이 한짝이 부러졌어요.
또 당연한듯 아예 신발두짝을 벗어들고 걷는데 걸음이 시원스레 걸어지는게 아닙니까.
레드카페트만 깔려 있었으면 내가 당대 최고의 배우였어요.
웃음소리,박수소리,야유소리,휘파람소리...
손을 슬그머니 치마뒤쪽으로 보내보니 뒷트임의 치마가 찢어져 쌍바위골(?)까지 찢어져있더군요.
너무 당황스러워 치마를 얼른 앞쪽으로 돌렸더니 세상에!!!
스타킹이 빵꾸가 나서 무릎엔 피가 철철..
한손엔 신발을 ,한손엔 치마를 움켜쥐고선 어디론가 구석진 곳을 찾아 뛰었어요.
부산의 태화쇼핑을 아시는분은 공감하실거예요.
그곳은 번화가이기때문에 구석진곳을 일부러 찾기도 힘든데 혼비백산을 하고 찾으려니 ...
그렇게 수백명의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화를 뒤로하고선 무대위를 겨우 벗어나서 다행히 세탁소를 발견했어요.
아저씨도 푸하하 웃으시면서 허름한 치마를 내어주시고선 치마도 고쳐주시고 신발도 직접 들고가서
어디선가 고쳐다 주시더군요.
그렇게 마무리를 짓긴 했어요.
무릎에 연고도 바르고 스타킹도 새로 사신고..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선물은 못샀고..태화쇼핑을 가기는 해야겠는데 그곳에 나를 알아보는 팬(?)들이
있을까봐서..집에 갔다오긴 늦은 시간이고.그땐 핸드폰이 없었잖아요.
우여곡절끝에 선물도 사고 약속 장소에 갔는데...약속장소가 엘리베이트가 없는 3층였어요.
무릎의 피들이 응고가 되어 쪼임을 주더군요.한번쯤 무릎을 까이신 분들은 내심정 이해하시리라...
또 그이의 친구들과나이트까지 가게되었는데...후훗
그와의 짧은 교제기간이였기에 순진하게시리 사정얘기도 할수없었고 그렇게 인내와끈기와오기로 그렇게
16년전의 크리스마스이브를 평생에 기억이 남도록 보냈습니다.
남편이 알면 혼날텐데..그때의 그가 지금 남편은 아니걸랑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며 아찔합니다.
그렇게 순수했었던 시절도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