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며 손으로 머리를 넘기다
불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것으로 알았던 것이 흰머리 임을 알고는..
아..나도 늙어가는구나
라는 생각에 세월에 장사없다는 말이 생각났다.
어디를 가나 내 나이보다 십년은 젊게 봐주는 사람들 덕에
난 아직 젊구나 라는 자만심(?)으로 세상을 만만하게 보며 살아온건 아니였던가 하는 반성을
하게 하는 흰머리.
자세히 거울을 보며 머리를 여기저기 들춰보니
두개의 흰머리를 발견,,
그냥 놔둘까 하다가 그래도 아직은 뽑아도 될 갯수 이기에
힘껏 잡아당겨 뽑았다.
남편은 결혼전부터 새치로 인하여 내가 늘상 흰머리 한개당 백원, 천원 이러면서 뽑아주기도 하고
염색해 달라는 것을 모른척 하며,,이발소 가서 하던가 미용실 가서 하던가 햇!!
그렇게 면박을 주곤 했었다.
늙어가는 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나의 흰머리로 인하여
나는 남편의 머리를 보며 염색 해줄테니 어서 준비하고 나 불럿!!
하고는 그렇게 남편의 머리를 염색해 주었다.
늙어감에 속상하거나 안타까운것이 아니라
늙어감에 포기해야 하는 많은 것들이 있음을 인정해야 함이 아쉬움인 것이다.
가을이다.
알알이 꽉 들어찬 뾰족한 밤송이 만큼이나 뽑아버린 흰머리의 갯수만큼 까맣고 질긴 머리가 새로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