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 철이 덜 들었는지, 티비 드라마나 주변에서 본 사람 중에 심한 난관에 부딪쳐도 그들 곁에는 항상 그를 격려하고 함께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나는 그 사람이 부러웠다.그 어려움이 설사 병에 걸려 죽는 것이라 할지라도(그중에 실제로 병걸려 죽은 사람은 없었다,티비 드라마에서만 봤을 뿐).그만큼 난 그렇게 위로가 되는 사람이 없었다.남편에게 별로 사랑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결혼했기에 주변사람들에게 몹시 사랑받다가 죽는 드라마 속 주인공을 보면 부러웠다.부모도 형제도 내게 짐이 되면 되었지 아무도 나의 고민과 어려움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얼마전부터 내게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이 생겼다.그 사람의 고민은 지금까지 내가 들어왔던 어떤 고민보다도 괴로운 문제였다.그 문제가 끝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일 수도 있고 평생 괴로울 수도 있는 그리고 한 사람의 인생이 걸려있는 문제고 정말 속이 타들어가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라 나도 딱히 어떤 방도도 생각나지 않았고 섣부른 위로만 하곤 하였다.
그 사람 주위에는 나 말고도 그 사람을 위로해주는 사람이 많다.하지만 나는 지금 그 사람이 부럽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 사람들이 그 사람을 위로해주어도 그 사람은 일상적인 생활을 할 때처럼 그런 사람들의 고마움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움에 빠진데다 아무도 그 사람 만큼 아픔을 느낄 수 없고 그 사람만큼 괴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와닿기 때문이다.나를 포함한 그 사람들은 나름 그 사람들의 일상에서 지금도 웃고 기뻐하는 순간들이 있을테니까.
그래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통은 온전히 그 사람의 것이기에 그래서 더 외롭고 쓸쓸할 것을 알기에 미안한 생각이 든다.하지만 나 역시 그렇다고해서 그 사람처럼 일상을 팽개치고 함께 슬퍼할 줄은 모른다.그 사람처럼 그 상황에서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어떤건지 나는 모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