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는 통보를 받고 난 후의 첫 반응은 무엇일까? 사실 그 당일에는 보통 그냥 먹먹하기 마련. 헤어짐을 당하는 쪽도 마음이 식었다면 모를까, 마음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이별 통보를 받으면 첫째 반응은 저 먹먹함일 것이다.
그리고 헤어지고 난 후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지만 대충
분노
슬픔 내지는 오열
비참함을 느낌
의욕상실
집착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옛 연인을 기억속에서 지워가지 싶다.
그렇다면 헤어지고 나서 가장 자신이 비참, 비굴하게 느껴지는 때는 어떤 때일까. 최근 ‘차임’을 당한 자로서, 가장 비굴하게 느껴졌던 때를 한번 생각해 보았다.
차인 여자가 자신이 제일 비굴하게 느껴지는 때는?
1. 전 남친 싸이, 블로그 가리지 않고 뒤지고 앉아있을 때.
이건 헤어지고 그래도 몇 주~몇 달 지났을 때 이야기이다. 그러면 안되는데 이 인간이 요즘 어떻게 사나 궁금해진다.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 되면 결국 저지른다 ㅡ.ㅡ 그의 싸이 탐방, 그가 블로그를 하고 있다면 블로그 탐방. 혹 서로 메일 비번까지 주고받았던 사이라면 메일도 들어가서 캐본다.
왜 이러고 있나 한심해지다가도 결국엔 달달달 뒤져 근황을 다 알아낸다.
혹시 싸이를 닫았다거나 일촌 공개로 해놓았다면 친구 것까지 뒤져 근황을 알아낸다. 거의 스토커 수준이지만 알고 싶고 궁금한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러다가 새 여자친구가 생긴 경우 그 사실까지 캐치하면 거의 실신 지경.
근데 새 여자친구가 자기보다 훨씬 더 예쁘다면 결론은 하나 - 더 좌절한다. OTL
싸이 hit 이벤트에 걸리면 무조건 기록이 남았던 적이 있었다. 친구들 중에 전 남친 싸이 캐다가 이벤트에 걸려서 낭패를 본 경우도 더러 있었다. ㅡ.ㅡ;;;; 요즘은 다행히도 비공개로 할 수 있다지만… 그 당시 전 남친 싸이 밥 먹듯 드나들다 이벤트에 걸렸던 친구가 말했다.
“ 이벤트 걸린 순간 간이 오그라 붙는 줄 알았어!!!!”
그렇지만 제일 비참하다고 느낄 때는 엑스 보이프렌드가 내가 자기 블로그에 드나드는 줄 알고
은은한 경고성 포스팅을 할 때였던 것 같다. “들어와 봤자 좋을 것 없다는 것 알잖니…”
네이버 블로그에는 방문한 흔적이 자연스럽게 남았던 것이다!!!!
<다녀간 블로거에서 내 이름을 볼 수 있다>
2. 성형관련 소식, 다이어트, 피부관리에 집중한다.
헤어지고 나면 부쩍 외모 때문에 멀어진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보란듯이 더 좋은 사람 만나야겠다는 활활 불타는 의지 때문에 더욱 외모에 집착하고, 공을 들이기도 하는데… 취지는 좋지만 비굴해 보이는 것은 사실.
특히 전 남친의 새 여친이 예쁘거나 할 때에는 불타는 의지에 기름을 끼얹는 격 ㅡ.ㅡ;;;
시간이 남아 도니까 그동안 시간 없어서 못해봤던 천연팩이다 뭐다 다 시도하고 있을 때 어쩔 수 없는 궁색함은... 헤어지고 난 후 까칠해진 얼굴을 보고 한숨도 나오구, 주말에 시간이 끔찍하게 안가고 해서 하는 일은 구석에 쳐박혀 천연팩 만들기!
그 만들기 귀찮다는 가지팩, 해조팩 하고 괴물얼굴 하고 앉아 있을 때 그 넘은 예쁜 새 여친 만난다니 속에 천불이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악착같이 하고 있노라면 한숨도 나온다.
잠깐 tip - 가지팩 만드는 법
요구르트와 분유를 섞어 사용해도 된다. 자료제공-MBC 뷰티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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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번거롭다. 헤어진 후 매주 주말 가지팩 하고 누워있는 내 자신이 비참하다>
팩 뿐만 아니라 의료기술에도 의존하게 되는 나를 발견하면 비굴함이 저절로 느껴진다.
특히 최근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PRP란? PRP는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 이란 뜻으로 혈장 내에 혈소판이 많이 함유하도록 응축한 것을 말한다.
PRP시술은 혈소판 내에 풍부하게 있는 성장인자와 이 성장인자를 통한 줄기세포의 분화를 이용한 방법인데 혈소판을 주입하여 성장인자들로 하여금 줄기세포를 활성화시켜 그 조직에 맞게 분화하여 피부의 성분이 되는 콜라겐과 탄력섬유 등을 새로 만들어 내는 시술이다.
PRP 적용범위 주름, 기미(검버섯), 여드름, 여드름 흉터, 탈모치료, 흉터, 튼살치료
PRP시술의 장점 1. 시술시간이 짧고 간단하다. 2. 콜라겐, 탄력섬유 등을 만들어 손상되거나 노화된 피부를 재생하고 피부탄력과 피부 톤 개선 효과가 증대된다. 3. 자가혈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ALLERGY나 신체 거부반응이 없다. 4. 화상 입은 피부에 뿌려주면 피부 재생이 빨라진다. 5. 국소마취로 시술하여 시술이 간편하다. 6. 2주정도부터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며 1번의 시술로 1~2년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개개인에 따라 다름) 7. PRP+Laser, PRP+RF, PRP+지방이식 등 활용범위가 넓다.
출처 - 거울피부과, 성형외과 신문석 원장 |
이거였다. 전 남친과 연애할 때 낭비한 돈으로 이 시술을 받았으면 이러고 살진 않을건데 ㅠ.ㅠ 라는 슬픔과 함께 ㅡ.ㅡ;;;;
전 남친은 사귈 때 피부 칙칙하다고 쌩얼로 나가면 얼마나 구박을 했는지 ㅡ.ㅡ;;;;;;;
그 자식 옷 사주고, 시계 사줄 돈으로 이거나 했으면 후회나 안 남았을텐데…
불굴의 의지로 줄넘기를 미친듯이 한다던가 헬스장에 꼬박꼬박 나가는 자신을 보는 것도 좀 비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비굴한 몸 만들기 과정의 결실은 어찌되었든 아름다우리.
3. 지식인에서 ‘헤어진 연인에게 복수하는 법’ 뒤져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이거 누가 하나 했다.
근데 내가 하고 있었다.
막상 검색해서 찾아보면 초딩들의 연애담과 복수글만 우수수수 ㅡ.ㅡ;;;;;
그래도 나름 재미있었다. 보고있자니 시간은 잘가는데 ㅡ.ㅡ;;;; 복수하려고 궁리하는 건 너무 비굴하단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뜬금없이 생각나는 것인데 옛날에 남자친구가 떠나간다고 해서 남자친구를 죽여 인육을 먹었다는 무서운 소문이 나돌았던 것… 그분 냉장고에 남자친구 고기도 저장해 놓고 조금씩 꺼내드시던데… 희대의 복수극이었던 기억이 난다.
4. 주변에 소개팅해달라고 계속 조를 때
이것만큼 비굴한 게 없는데 헤어지자 마자 지인들 볼 때마다 소개팅 해달라고 조르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 그 처참함이란.
막상 새 사람을 소개 받는다고 하여 그 사람이 꼭 마음에 들리라는 보장도 없고, 아직 잔변감이 남아있듯 헤어진 연인에게 아직도 마음이 있을 확률이 높지만, 잠시의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소개팅을 외치고 있는 자신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안쓰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고기도 먹어본 자가 맛을 안다고 연애를 해본 사람만이 새로운 연애를 갈구한다는 걸.
5. 음주 후 통제불가 상태에서 전화할 때
실연 후 더 빈번해진 술자리. 술에 쩔어 습관처럼 전화를 들고 누르는 번호는?
다음날 아침 발신기록을 붙잡고 울어도 소용없다. 이미 일은 벌어진걸.
그림출처 - 오선주 viuviu.com
술 마실 때마다 한번씩 건 것만 헤아려봐도 이미 열 번은 넘을지도 ㅠ.ㅠ
아는 언니는 술 마실때마다 자기를 뻥~ 차버린 남자친구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그 남자친구는 한번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냥 목소리가 한번 듣고 싶었을 뿐인데, 받지 않는 옛 연인도 밉고, 그렇게라도 매달리는 내 자신도 미운 상황일 듯. 이튿날 발신기록을 보며 발등을 찧던 그 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6. 일부러 이별 노래 듣고 카타르시스 느끼는 매저키스트로 돌변할 때
이별 후 이별 노래를 들으면 꼭 ‘내 노래야’라고 생각될 때가 있다.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짓기도 하고… 노래방에서 멱 따는 소리로 불러대기도 하고…
일부러 신나는 노래 안 찾아 듣고 고의로 슬픈 노래만 찾아듣고 마치 슬픈 영화속의 주인공인양 그 감정속에 빠져 있는 자신을 볼 때 비참하기가 그지 없다.
잠깐! 여자가 실연당하고 주로 듣는 노래 best 5
1. 린 - 사랑했잖아
2. 장혜진 - 1994년 어느 늦은 밤
3. 백지영 - 사랑안해
4. 보보 - 이별에게
5. 이소라 - 제발
차라리 밝은 노래를 듣자! 명상음악을 듣던지! 일부러 이별노래 골라 듣고 궁상떨 필요는 없잖아.
사실 이런 것 말고도 비참함을 느낄 때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괜히 남자친구 집 근처에서 할일도 없는데 예쁘게 하고 가서 얼쩡거릴 때, 어떻게든 마주치려고 남자친구 동선 되새기고 있을 때, 받았던 선물 처분하고 있을 때 등등…
헤어지고 기분이 유쾌, 상쾌할 수는 없겠지만 그냥 흘러가는 감정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천천히 정리도 되고 좀 더 성숙해진 자신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수없이 만나고 헤어지면서 느끼는 건데, 인연은 따로 있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어차피 언젠가는 끝날 인연이어서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떠나간 남자들에 굳이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
출처:blog.naver.com/hslike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