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스무살 대학시절에 만난 첫사랑인 남편과 7년 연애하고 결혼하였습니다.
결혼 7개월만에 첫 임신을 하여 얼마전에 출산을 한 아직은 초보엄마 초보 주부랍니다.
연애라고는 평생 제 남편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였고 첫눈에 반해서 캠퍼스커플로 시작해 결혼까지 골인하였지요.
사실 저도 장녀였고 남편도 장남이였기에 6살나는 저희 남편을 처음엔 저희집에서 반대를 하였어요.
시대가 많이 변했긴 했어도 맏며느리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아시는 부모님이셨기에 딸가진 부모로서는 당연한
반대였을거라 시댁에서도 너그러히 이해해주셨기에,또한 저희둘 서로를 향하는 마음이 진실됨을 양가어른들께 비춰졌기에 저희는 축복속에서 결혼하였습니다.
저를 엄마라는 이름으로 설레임과 행복을 동시에 가져다준 저희 아들녀석때문에 저는 이제 영락없는 아줌마랍니다.
엄마가 되어보지 않은 다음에야 절대로 느껴볼수 없는 "모성애"를 느끼며
한번도 느껴볼수없었던 출산의 진통도 느끼고 모유수유때문에 두세시간남짓 잠을 자지못해서 늘 잠이 부족하고 피곤하여도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천사같은 미소로 하루의 피곤함과 고단함을 잊어버리게 되죠.
추석을 며칠 앞두고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짧은 치마와 화장으로 한껏 멋을 내던 저희들은 이제는 아장아장 걷는아이손을 잡고 임신출산으로 인하여 조금은 흐러진 몸매에 맞는 옷을 입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마주하게 되었더군요.
눈가에 어렴풋이 보이는 주름의흔적들과 함께 말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입담은 여전하였어요 하지만 주제는 예전과 많이 틀렸습니다.
가족이야기와 아줌마로 사는 이야기,내이야기가 친구들이야기와 서로 동감되며 우리는 맞장구를 치며 오랜만에 실껏 이야기의 반은 시댁이야기 였습니다. 얄미운 시누이의 뒷담화도 빠지지 않더군요.
그간 알게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봅니다.
아들만 둘인 집에 시집와서 저는 시누이가 없습니다.
시누이 없는 저를 부러워하는 한편 맏며느리인 저를 안타깝게 이야기 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저역시 지금은 시부모님을 모시지 않지만 얼마뒤면 시부모님을 모실예정입니다.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친구들은 안됐다는둥 고생하겠다는둥 걱정스레 쳐다보더군요.
사실 저는 아무렇지 않은데 말입니다.
맏며느리든 맏며느리가 아니든 사실 결혼하면 친정부모님보다 더 자주 뵙고 더 마주하는 시간이 많은쪽은 시부모님이고 시댁식구 들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사랑하는 남편과결혼했으면 그 남편의 식구들까지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부모님은 더 말할것 도 없구요.
저희 친정엄마의 가르침입니다.
저희 친정엄마는 맏며느리도 아니신데 시부모님 시할머니 두분을 모셨습니다.(예전엔 왜이리도 남자들이 바람을 많이피웠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단한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않으시고 정성껏 모시는 모습을 보며 아마 저에게도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맏며느리인 저를 보고 친구들이 고생이 많겠다는둥 힘들겠다는둥. 저보다 더 걱정이 많더군요.
명절이 다가오자 체친구한명은 [명절증후군]이라며 명절이 다가오기 며칠전부터 두통이 심해서 병원까지 다닌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이런 증상이 오는지..친구를 보면서 내내 안타까웠습니다.
명절이지만 뒷처리하고 친정도 못가는 제 친구를 보면서 이런 명절문화는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허리퓔새도 없이 종일 앉아서 전을 굽다보면 나중에는 음식냄새도 맡기싫을 정도가 되지요.
아이라도 보채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도 스트레스 지수는 계속 올라가며 애꿏은 남편에게 불똥이 튀기마련이죠.
눈치없는 남편 아내의 이런 고충을 아는지 모르는지 tv리모콘만 돌려대며 이거달라 저거달라 심부름횟수는 늘어만가고. 배부른 남편.스스르 잠이 온다며 방으로 들어가서는 코까지 골며 깊은 단잠에 빠져있죠.
얄미운 시누이 명절음식 만드는거 뻔히 알면서 약속잡아 곱게 화장하고 나가버리고,
직장다닌답시고 명절때문에 밀린업무 처리하느라 명절당일 아침 차례상 차릴때 초인종 누르며 오는 동서.
아니면 명절 전날 기가막히게 음식 다하기가 무섭게 쪼르르 와서는 두툼한 봉투를 시어머님께 건네는 모습들..
저는 정말 tv에서만 이런 풍경이 있는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모습을 많이 볼수있었습니다.
각자 입장 차이가 있겠지만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서로 오해하거나 마음상하는 일없을텐데 말입니다.
당신딸들 친정에 와있는건 당연하고 며느리가 친정가는건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는 시부모님.
왜 시자들어가는건 시금치도 먹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지 . 이런 모습때문이 아니겠나 싶어요.
이런 모습들은 극소수 였으면 좋겠습니다.
딸처럼 대해주신다던 시어머님.
이런 초심을 버리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왜이리 퇴색되어버린건지....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일입니다.
명절때만 다가오면 너무힘이드는 며느리들.
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명절의 피곤함이 가실수도있는데 눈치없는 우리네 남편들.
"수고했다. 고생했다. 사랑한다..." 라는 말이 인색한 우리네 남편들.
이런 마음을 드러내면 바가지 긁는다고 싫어하는 우리네 남편들.
하지만 한번쯤은 바가지 긁어봅시다!
쌓여가는 스트레스로 멍들어가는 우리 가슴을 우리 며느리들이 먼저 풀어갑시다.
가슴에 쌓아두지만 말고 한번쯤 쌓인거 털어내어 봅시다.
명절.두려워하시지만 말고 즐겨봅시다.
내가 하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식구들을 위해.
행복한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봅시다.
우리 며느리들 힘냅시다!
당신의 하루에 늘 행운이 가득하기를.
대한민국 며느리로 며느리님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대한미국 며느리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