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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고 싶어요


BY 기린 2008-10-27

안녕하세요. 가입하고 나서 처음 글을 올립니다.  전화기 붙잡고 수다떨 친구들이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갑자기 연락하기도 멋쩍어서 말이죠. 저는 38살된 전업주부이구요. 가족사항은 남편과 아이셋이랍니다. 제가 어제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았답니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 였는데, 보기 좋게 미끄러지고 말았지요. 이번에는 솔직히 조금 기대를 했었거든요. 그래 1차합격하고 내년에 꼭 2차합격해야지. 그런데, 믿었던 1차시험에서 떨어지고 나니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네요. 옆에서 괜찮다고 응원해 주는 아이들한테도 괜히 미안해지구요.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사실은 제가 원해서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는건 아니거든요. 물론 공부를 시작하니 조금 오기도 생기고 그래 이왕 시험 보는거 합격하면 좋잖아라는 생각으로 시험을 봤습니다만 솔직히 말하자면 저희 남편때문이랍니다. 몇년전에 저희 남편이 저에게 이러는 겁니다.

"공인중개사 시험한번  보면 어때" 저는 스쳐지나가는 이야기로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2006년 공인중개사 책을 다 사온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격증 도전한번 해보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자기가 공부해서 시험봐. 나하고 공인중개사하고는 별로 안맞는 것 같은데" 그랬더니, 자기는 절대 자격증 못 딴다나요. 제가 보기에도 조금 힘들것 같았습니다만(ㅋㅋ).하여튼 그렇게 해서 공인중개사 공부는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 만만히 봤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더군요. 더구나 집에서 혼자공부하려니 왜 그리 어려운 용어들이 많은지. 그래도 어쩌구 저쩌구 해서 겨우겨우 작년에 처음 시험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보기좋게 낙방. 처음에 남편은 실망하지 마라며 열심히 격려해주더군요. 그런데 이번에도 또 떨어지니 내년에는 꼭 합격하라며 위협(?)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 직장동료들도 몇번씩 떨어지다가 나중에는 합격했다면서요. 솔직히 요즘 평생직장 없잖아요. 다들 힘든 이때에 자격증 하나 있어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요. 남편의 마음은 잘압니다. 그 자격증을 제가 취득하길 바라는 거죠. 미래를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내년에 시험을 보기 봐야 되는데, 학원이라도 다녀야 될까요.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기도 하고. 내녀에 시험본다면 정말 꼭 합격해야 되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