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지내느라 고3엄마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지낸 1년이었다.
딸아, 그저 무사히 졸업이나 했으면 했던 바람 뿐이라서 그랬을까, 오히려 마음음 차라리 편안했던 시간들이었단다.
그런데 너는 너무도 대견스럽게 고3이 되면서 철이 들었고 그 마음엔 사랑이 활짝 꽃피어 있더구나.
새벽까지 볼 켜놓고 책상에 앉아 문제를 푸는 네 모습은 낯설었지만 얼마나 예뻐보였는지 모른단다.
어제 수능시험을 마치고 난 뒤 네 밝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건 또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얼마나 좋은 점수가 나왔는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겠다.
이미 넌 훌륭한 아이란 걸 의심하지 않으니.
이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만나서 이야기 나눌 수 있겠구나.
오늘 네가 오면 맛있는 것 많이 해 줄게.
그동안 애 썼고 정말 수고 많이 했다. 고맙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