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조카 시은아
어제 시험을 마치고 이제 좀 홀가분하려나 했더니 더 맘이 무겁다고 하니
내 맘도 힘들지만
서로 다퉈대는 부모 틈에서 시험기간을 견뎌낸 너가 대견하고 그렇구나
20년전
언니가 나의 대입수험을 뒷바라지하며
하루 세끼 도시락을 집에서 날라다주고
재수생활비용까지 대주며 순천에서 광주까지 한달에 한 번씩
올라와서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 모른단다.
그랬던 언니가
나에게 사람까지 소개해줘서 오늘날 난 남편을 만나 참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니
너의 엄마는 친언니이지만 은인에 가까운 고마운 사람이란다.
시은아
정말 너에게 해주고 싶은 것은 맘 뿐이고 도움을 줄 여력은 없지만
너보다 인생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있단다.
인생은 돌고 도는 것
너무도 힘겨운 줄 안다.
부모님의 끊임없는 다툼과 아빠의 저주성 발언에
어린 너가 얼마나 충격을 받을까 생각하면 넘 가슴이 아퍼오구나!
근본적 치료가 있지 않고서는 쉽게 어디서부터
너의 가정에 메스를 대야할 지 새벽마다 기도를 해야할거야 우선 말이야
내가 알고 있는 정태기 목사님의 치유센터에 너의 부모님을 보내고 싶은데
돈이 60만원이나 든다고 하니 말성이고는 있지만
내가 알바를 해서라도 반드시 보내야 할것 같아
과거의 진 빚 이제라고 갚아야하고 말고...
너에게 내일 북한산가자고 제안했는데
내일 비가 오면 못갈거 같구나
너무나 감정표현에 어려워하는 나이지만
너의 부모님의 기준없는 감정표현들에 스스로 테두리를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맘이다.
내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