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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일상


BY 피곤해 2008-11-26

요즘 왜 이리 더 피곤한지.

정말 눈이 감기고 머리만 대면 잠이오고, 몸도 나른하고. 정말 피곤하다.

딸그닥 거리는 시어머님의 문고리 소리며. 한겨울에도 습기 없는 발로 마루를 쓸며 걷는 소리는 내 피곤을 더 짜증나게 한다.

아들은 입시를 앞두고 방황을 하는지 교복을 고쳐달라 안경을 새로 해달라 옷을 사달라 야자시간을 빼고 집으로 올땐

정말 이지 자식이지만 밉다.

남편도 그렇다. 내가 큰애를 그리만들었노라고 성질을 낸다.

큰아이의 삐딱한 성격이 걱정되기도 하겠지만, 걱정도 지나쳐 커서 사고 칠놈이라고 매도할땐 부모가 맞나 싶다.

아무리 걱정 되도 입으로 할 소린가 말이다.

요즘 안하던 짓을 좀 해서 그렇지 딴짓한번 안한 아이를, 말 수가 적어 자분자분 하지 않다고 부모가 되서 그리 예길 해야 한단 말인가. 엄마도 아닌 아빠가...

참 피곤하다.

난, 애 한테 큰소리 한번 칠수가 없다.

애 기죽인다느니. 난 그리 안 크고 자랐느니. 애미가 정신이 이상하다느니 별의 별 소릴 다 들었다.

참 어이도 없다.

툭하면 부수고 때리는 성질 이상한 남편이다.

하지만 밖에선 존경받는 사회인사다. 

난 그래서 떠벌리고 싶다. 이런 사람도 집에서는 이렇게 형편없노라고.

흥, 웃긴다. 정말.

어찌 보면 사람은 다중인간이다.

그렇게 교양있고 품위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인사들이 그렇게 가정에선 형편없을 수 있다는 걸

가슴이 답답하다. 이런일이 하루 이틀 이련만 정말 안살고 싶다. 다 버리고 손 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