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저는 세상물정을 모르는 녀석인지도 모릅니다. 남들은 한두권씩 읽는다는 재테크 관련서적.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불었다는 펀드의 열풍. 그 어느것도 저와 관련이 없는 이야기들이었으니 말입니다. 책을 읽어도 경제부분에는 젬병인데다가, 악착같이 돈버는 일에 매달리며 살고싶은 생각도 없기에 재테크니 펀드니 하는 이야기들은 다 저에게 머나먼 이야기일 뿐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특히 제가 하고 싶지 않을 일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기보다는 풍족하지 못하게 살더라도 제가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을 뿐 입니다.

어쩌면 특별히 잘사는 것도, 힘들게 사는 것도 아닌 평범한 집안환경 속에서 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어린시절 아버지가 증권을 통해 상당한 돈을 잃었던 경험 때문에 재테크에 대한 거부감이 생겼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저도 재테크에 대해 약간의 관심이 생기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저는 군대생활동안 월급을 하나도 쓰지 않았습니다. 물론 돈을 하나도 쓰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제대를 하면 복학도 해야하고, 외국에 다녀와보고 싶기도 하고, 사야할 물건도 많고 하다보니 목돈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번에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느니 월급은 꼬박꼬박 모아서 목돈을 만들어놓고, 군생활하는 동안은 부모님께 조금씩 용돈을 받아 버텨보자라는 생각으로 부모님과 합의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나 부모님이나 재테크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월급통장을 아예 집에 보관했고, 어머니 역시 매달 통장정리를 하실 때 외에는 통장에 손을 대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돈을 모은 결과 약 198만원 모였습니다. 그런데 적금도 아니고, 단순한 예금이었기에 2년이란 시간동안 붙은 이자는 언급하기에 미비한 수준이더군요.

문득 비슷한 시기에 입대한 친구녀석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자신은 입대하면 월급에 약간씩 돈을 보태서 한달에 10여만원씩 펀드에 투자할 것이고, 2년 ~ 3년 만기로 얼마얼마를 모을 것이라는. 당시에는 별생각없이 흘려들었는데,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모아온 돈의 이자를 보니 약간은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선뜻 재테크에 대한 호감이 생기지가 않았습니다. 남들 다한다는 펀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앞에서 언급한대로 어린시절 아버지가 증권에 상당한 돈을 날린 이후로는 증권을 비롯한 재테크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2년전으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까요? 이런 제 이야기를 들은 군대 후임녀석은 저같은 사람에게 적당한 펀드가 하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펀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초입자들이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고, 많은 수익을 거둘수는 없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펀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인덱스 펀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