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워싱턴포스트지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생자인 신동혁씨의 수용소 삶과 탈출,
남한에서의 삶을 대서특필하면서 한국 사람들이 북한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다고 질타한 것을 보고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써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남북문제에 접근할 때마다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나 삶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보다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평화로운 남북관계를 유지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졌는지 모른다.
그러기에 북한에 대한 식량이나 비료 등을 지원하면서도 이를 안보보험 차원에서 지원한다고 했고,
군사적 도발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대화와 협력에 치중해 왔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체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주민들의 비인간적인 삶이고, 그러한 삶을 견디다 못해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침 세계인권선언 선포 6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북한인권단체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북한인권
디지털영상 사진전을 열어 세계 최악의 인권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북녘 동포들의 실상과 국군
포로 및 납북자 그리고 이제까지 공개된 적이 없었던 북한의 수용소와 마약재배 현장 및 마약
제조공장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어린이들과 북한 인권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한 마음에서 일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의 지도부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한국이 나서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다
못해 갖은 협박으로 남북관계를 긴장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는가 하면 일부 진보세력들마저 이에
동조해 오히려 우리 정부를 몰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북한 인권이 한계에 달한 만큼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은 죄악이기 때문에 이제 북한당국에 할 말은 하면서 남북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