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피난민들로 꽉 메워져 있었다.
서울 북쪽한강에 도착했을 때 새끼줄로 묶인 채 총살당한 수백구의 시체들이 백사장에 널브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6.25전쟁에 참전했던 프랑스 군인(브뒤)의 수기 내용이다. 프랑스는 6.25참전 16개 회원국 중 하나로 그 당시 프랑스 군이 싸웠던 지역에 전적비를 세워 우리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그들의 넋을 추모하고 있다. 영원한 전우이기 때문이다.
국가보훈처에 의하면 당시 프랑스 군인들의 참전 인원은 3,500여명으로 전사 262명, 부상 1008명, 실중 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인종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프랑스 젊은이들이 먼 이국 땅 한국에서 그렇게 목숨을 바친 것이다.
6.25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를 훌쩍 지났다.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는 먼 옛날 얘기 같겠지만 분명 우리를 위해 조건 없이 피 흘려 도와준 것이다. 2003년 양국 정부가 “20세기 한국-프랑스 전쟁기념사업협력양해각서”를 체결하고“파리 개선문에 동판”을 새겼는가 하면 프랑스군이 싸웠던“수원시 파장동”,“경기도 지평리”,“강원도 홍천”등지에 프랑스 참전 전적비를 세우고 고인들의 넋을 위로해 오고 있는 것은 자유대한을 지켜준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라고 본다.
최근 강원도 홍천지역에서 있었던 프랑스군 참전비 제막식에는 그 당시 한국전에 참가했던 80 고령의 프랑스 재향군인들이 함께 참석했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을 위해 싸웠던 것을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 터전위에 오늘과 같은 대한민국의 발전된 모습에 감격해 했다는 것이다. 비록 인종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프랑스인들이지만 6.25를 통해 맺어진 영원한 전우임을 확인한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켰던 그들의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하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