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와 태극마크의 추억, 그리고 눈물 | ||||||
입력 : 2009-01-13 10:30:02 |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36.필라델피아)가 울었다.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감추느라 어쩔 수 없이 등을 돌려 눈시울을 닦아내야 했다 . '국가대표' 이야기를 하는 순간이었다. 박찬호는 공식 기자회견 중 "앞으로 어떤 국제대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국가대표 은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순간,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박찬호에게 '대한 민국의 태극마크'는 그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박찬호가 처음 태극마크를 단 것은 그가 고등학교(공주고) 3학년이던 지난 1991년. 청소년 대표로 미국 땅을 밟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야구선수로 첫 발을 내딛었다. 두번째 경험은 1993년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 선수권이었다. 이 대회는 박찬호에게 성인 대표 신고식이었다. 그리고 그해 여름. 미국 버팔로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박찬호를 메이저리거로 만드는 디딤돌이 됐다. 박찬호는 "그 대회 기간 중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내게 관심을 보였다. 내게 접촉을 시도하는 관계자들도 그만큼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1998년. 박찬호는 한국을 방콕 아시안게임 정상으로 이끌며 기쁨을 누렸다. 국제대회 첫 우승이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병역혜택까지 얻어냈다.
지난 번 일박이일에 박찬호가 나온걸 보고 새삼 그 선수에 애정이 생겼다. 사실 야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어쨌든 거기서 나온 모습이 참 선하고 인간적이어서 역시 운동 하는 사람들이 순수하구나 싶었다. 구랍 kbs연애대상에서 강호동이 대상 받을때 박찬호가 깜짝출연했었는데 MC들 아무도 그에게 말을 걸지 않아 뻘줌하게 서있다 내려가는 모습에 좀 대접을 안해주는 기분이었다. 늘 나오던 사람도 아니고 한 번쯤 마이크를 넘겨 인사라도 했을법 한데 넘 존재무시 같아서 왠지 내 기분이 다 나빴다. 그런데 오늘 보니 박 선수가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데... 몇 번을 읽을수록 가슴 아프고 인간사가 다 그런건가 내 맘이 다 씁쓸하고 그렇다. 일반인들도 인생무상이라 느끼는 세상... 젊은시절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잘 나가다가 나이 들어 실력이 쳐지니 사람 대하는게 틀려지니 얼마나 서글플까. 그는 불안한 상황에 놓여있나 보다. 맘이 짠하다. 미국에서 취소된 기자회견을 대신해 본인이 직접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가져와서 한국에서 스스로 준비해 회견을 하며 본인의 입장을 밝힌거라 하는데 그 맘이 어땠을까 너무 슬프다. 이럴때 일수록 우리 국민들이 그에게 용기와 화이팅을 해줘야 할거 같다. 그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행복했고 희망찼던 시절을 잊으면 안되지 않는가.
박찬호 선수! 화이팅 하고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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