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형님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은데...
속상해방에 쓰고 싶은 내용이지만 속상한 일은 아니기에.
형님을 생각하면 늘 현명함이란 단어와 연결이 되어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그 중에 하나.
한참 시어른 때문에 식구들 모두가 각자 그 어떤 노릇들 때문에 힘들 때 막내시동생댁이 부부간 불화가 깊어지자 그 불똥이 시숙에게로 튄 적이 있었다.
그 어렵고 어려운 시숙에게 전화하여 장남노릇 잘하라고...
그랬다는 사실도 시숙 부부로 부터는 들은 바도 없었고 내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시동생 그들 부부 사이가 안좋은 까닭을 들어주다가 직접 동서 본인의 입을 통해 확인을 하게 된 사실이었다.
화가 나면 무슨 말인들 못하겠냐만...
자칫 불난데 기름 붓는 격으로 형제간 싸움으로 번지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은 괜한 기우였다는.
중간에 낀 입장이란 게.
형님네 항상 최선을 다해 자녀도리 게을리 하지 않는 거 누구보다 잘 알고 시동생 또한 효자노릇 잘하고 있는 거 분명히 아는데 동서는 자신의 삶에서 불만이 계속 쌓이는 것이고 내가 잘 들어준다는 것 때문에 거침없이 그것을 표현해 낼 때 그건 우리 부부에 대한 불만도 될 수 있다는 일말의 책임감 때문에 늘 미안하고 고맙다고 대응한 것이 형님과 아주버님에게 불똥이 튀게 한 것이 아닐까..하는.
그런 형님 입장은 어땠을까...
좋지 만은 않았을 거 분명한데도.
우리 형님은 그 동서에게 매번 만날 때 마다 애정을 가진 모습으로 한결같이 대해주셨다.
가만히 보면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더란 말이다.
객관적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햇볕정책의 효과랄까...
막내동서가 확실히 바뀌는 모습이 최소한 겉모습으로는 보인다는 거다.
형님께 함부로 하지 않을 뿐더러 누가 요구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하고 있는 동서의 모습을 내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그러구 보면 막내동서도 남편 때문에 속상해 막나갔던 것이지 양심은 있는 사람이고 상식과 교양도 분명히 있는 여자였던 것이란 걸.
그 보드라운 여자를 화나게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그 막나갔던 여자를 순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형님의 현명함은 화를 냈던 일을 들추지 않고 여전히 변함없이 따뜻하게 대하는 그것이다.
그 꾸준함..에 스스로 부끄러워 하고 스스로 할 바를 찾아내게 하는 것이다.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속시끄러운 시집식구들에게 늘 최선의 모습을 보이는 건 형님 말씀으로는 배우자인 시숙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거란다.
달리 보여줄게 없으니까..그렇게 꺼내 보여주는 거라고.
내가 무례함을 참으로 잘 참아내는 것과 달리 형님은 애정으로 극복하고 있는 모습이 따뜻해 보이고 무진장 배우고 싶은 일면이다.
형님이 있어 난 참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