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개월 전이네요.
전 매일 점심시간이면 다녀오는곳이 있었습니다.
매일 하루에 두번 어머니를 만날수 있는시간..
전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 회사근처 병원으로 어머니를 뵈러 바삐
걸음을 재촉해야만 했습니다.
평생 회사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열심히 일하신 아버지..
그런데도 만년과장이신 아버지..
48살이란 나이에도 아직 만년과장이라니.. 전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
주말 휴일에도 집이 아닌 회사에서 보내시는날이 더 많았고 야근에 회의에.
늘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이신데..말이죠..
그리고 점점 야위어 가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늘 잠도 부족하고 스트레스 받으셔서 그러신거라 생각했지요.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가 회사에서 회의도중 쓰러지셔서 병원에
계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간단한 진찰을 마친뒤.. 의사선생님은 입원을 해서 정밀검사를 받는것이
좋을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설마 별일이야 있을까 했지만..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검사결과가 나오는날..
아버지는 위암말기라는 판정을 받으셨지요.
저흰 위험을 무릎쓰고 아버지의 수술에 동의했습니다.
그냥 그대로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낼수가 없었으니까요.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다고 의사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그런데도 하루가 다르게 아버지는 자꾸만 야위어 가셨어요.
의사선생님은 수술은 잘 되었지만..
이미 합병증으로 더 힘든 치료를 받아야 할것 같다구요.
이제껏 전업주부이셨던 어머니는 하루아침에 병원에 계신 아버지를
대신해 네가족의 가장이 되셔야 했습니다.
다행히 아버지가 다니시던 회사의 배려로 어머니는 회사에 입사하셨어요.
결혼후 집에만 계시던 어머니는 회사생활이 적응하기 많이 어려우셨던것
같아요. 컴퓨터도 사용해 보지 않으셨던 분인데.. 모든것이 생소할테고..
집에서 보호만 받고 계시던분인데.. 매일 밤마다 눈물 훔치시면서도
어머니는 아침이면 환하게 웃으시면서 출근을 하셨지요. 한번은 너무
힘드셨는지.. 퇴사를 결정하시고 장사를 하시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장사는 더욱더 만만치가 않더군요. 다시 퇴사한 회사를
입사해야만 하는 어머니 심정이 어땠을지 조금은 짐작할수가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일을 마치고 돌아오시는길에 어머니는 육교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셨어요. 그때 어머니는 그만 정신을 놓고 마셨어요.
어머니는 외상보다는 정신적 충격이 크셨지요. 의사선생님은 정신적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것이 좋을것 같다고 하셔서 고민끝에
어머니를 저의 회사에서 가까운 정신병원에 입원을 시켰습니다.
어머니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돌아서 나오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이러다 어머니마저 잃는건 아닌지..
입원하시고 처음엔 병원에 계신 환자분들과도 많이 싸우시고 문제를
많이 만드셔서 병원에서도 다른병원을 추천해주셨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도 알아보시고 환자분들과도 잘 어울리시고..
생각보다 퇴원이 빨랐어요. 사실 걱정을 많이 했었었거든요.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소꿉친구이셨다는걸요.
어머니가 아담하신편이라 아버지가 어머니께 붙여주신 별명은 "꼬마" .
부모에게서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사랑..
나중에 우리가 부모가 되면 자식들에게는 많은 사랑을 나눠주며
정말 행복한 그런 가정을 만들자고 약속을 하셨대요.
그런 부모님 밑에서 저흰 정말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아낌없이 주시는 사랑에 늘 행복했지요.
전 아버지가 왜 그렇게 회사에 충성을 하시는지..
돈을 벌기만 했지 쓸줄 모르는 아버지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아버지는 가난을 저희들에게 물려주고 싶지가 않으셨던였어요.
그런 아버지를 일벌레라고 화를 냈으니.. 아버지 마음이 어땠을까요?..
그리고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아닌 자랑스런 아버지가 되고
싶어 그렇게 노력을 하신건데.. 제가 철이 없었죠.
부모님께 받는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저희들.. 얼마나 부끄러운지..
아버지도 어머니도 이젠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엄마 아빠 항상 건강하시고..
저희가 부모님을 부끄러워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 많이 하셨다는 이야기 듣고
많이 속상했었어요. 출세를 못해도 가난해도.. 우린 소중한 가족인걸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어머니 아버지 이시랍니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