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이 패망한지도 올해로 34년이 되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첫 해외파병이었던 베트남전. 1967년부터 7년간 연인원 30여 만명의 한국군이 참전하여 5000여명의 전사자와 16000여명의 부상자를 낸 전쟁이었지만 지금 이 전쟁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최근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을 주축으로 하여 역사에 묻혀버린 베트남전과 참전용사들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기 위한 활동들이 여기저기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베트남파병 재조명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이 펼쳐지고 있고, 강릉출신의 참전용사인 정연후씨는 베트남 전쟁에서 숨진 많은 전우들을 떠올리며 만든 노래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앨범에는 숨진 전우들을 그리는 곡 ‘님 그리워’를 비롯해 ‘내 사랑 야자순, 연정, 명예로운 전역식’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모두가 베트남전을 회고하며 만든 곡이라고 한다.
때맞춰 국회에서도 베트남전쟁 참전자를 국가유공자로 승격시키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되었다고 한다. 현재 베트남전 참전 생존자는 21만 3천여명인데 이중 8만여명이 부상을 당하거나 고엽제 피해를 입어 국가유공자로 지정되었을뿐 나머지 13만여명은 유공자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이들도 국가유공자로 예우해야 한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은 우리가 어려웠을 때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벌어 우리 경제성장의 동력을 제공해 준 고마운 분들이다.
그런데도 베트남전이 월맹군의 승리로 끝나면서 목숨을 걸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웠던 그분들의 희생은 빛을 잃었고 우리의 기억에서도 점차 멀어 졌으니 참으로 원통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러고서야 어찌 이 나라가 어려울 때 우리 젊은이들에게 나라를 위해 희생해 달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지금이라도 이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억하고 이들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