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43

결혼 5년만에 찍은 이벤트 웨딩촬영..


BY 수진엄마 2009-08-24

한달전 이야기다.

요즘 내가 우울증에 걸렸었다. 세상사 모든것이 싫고..답답하다.

남푠은 화실에서 하루종일 일하다 오면 세상 모든것이 왜 이리 어두운지..

우리의 긴머리남편...허리까지 오는 긴머리를 고이 간직한 예술가 남편..

그럴까 모든게 무디워졌다..

내가 다니는 직장도 모든게..허무해졌다..

남푠이 말했다...

"오빠가 이벤트 하나 하려고 하는데..뭐하고 싶어?"

" 다 싫어"

"아무거나 다 말해봐"

"귀찮다니까.."

"어디 가까운 해외로 여행이나 갈까?"

"싫다니까"

"정말로 하고 싶은것 없어?"

문득 나를 위해 애쓰는 남편이 가련해서 장난을 치고 싶었다..

" 오빠 신부웨딩드레스 입고, 나 턱시도 입고 사진찍고싶다"

"허걱................"

근데 생각해보니 잼있을것 같았다. 모든것이 똑같은 지금의 삶에서 자그마한 일탈이 필요했다..

"오빠가 역할바꾸어서 웨딩촬영하면 기분이 확 풀릴것 같다.."

"그래..알았서..우리 자기를 위해서 내가 희생하지.."

남편이 여기저기 전화를 하더니..스튜디오..메이컵 ㅅㅑㅍ,,웨딩ㅅㅑㅍ까지.. 예약을 해ㄴㅘㅅ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우리는 본격적인 웨딩촬영 투어를 했다..

웨딩ㅅㅑㅍ에서...남편이 입은 드레스를 입고 웃고..

헤어ㅅㅑㅍ에서 해야할 머릴 결정하고..

촬영장소까지 완비..

드디어 그날..

" 아 정말..떨린다..이렇게 까지 해야하냐.."
"왜 남자가 해주기로 했음 하는거지.."

최대한 사람이 없는 시간대를 정해서..나는 월차를 내ㄱ,,남편은 드레스ㅅㅑㅍ으로 갓다..

헬퍼이모가..엄청 웃는다...

수줍게 드레스를 입고..남푠은 머리를 말고..본격적인 메이컵이 시작되었다..

남편은 수줍은 듯 눈을 꼭 감고...

머릴 틀어올리고..티아라를 쓰고..웨딩드레스를 입은 남푠..

헤어디자이너가 웃음을 머금으면서..한올한올,,핀을 찌를때마다..남편은 눈을 징긋 감았다..

턱시도에..머릴 질끈 묶은 나는 그 모습을 하나하나 디카로 찍었다..

서둘러 촬영장으로가서..

사진을 6컷 정도 찍고...

기분좋게...하루를 마감했다..

집에와서 남편의 메이컵을 지우고..머리핀을 뽑아주고..

그날 우린 정말 신혼이 된 느낌을 받았다..

날 위해 희생해준 남푠이 넘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