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으로 보이는 비오는 초가을의 아침, 정말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아이들 보내고 커피 한 잔 타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행복한 시간, 뭔가를 떠드는 시간.
아무래도 제가 천성이 수다가 많은 가봐요.
마구 떠들어대면 즐거워 지거든요.
근데 그게 제 단점이기도 해요.
듣는데 약하다는 것.
저 좋아서 혼자 떠들고는 신나하는 문제가 많은 여자죠.
전화도 그래요.
한 두 번 지적 받은 게 아니예요.
걸려온 전화 받아도 상대방 용건 겨우 듣고는 자기가 더 떠들고
남에게 걸어도 지 하고 싶은 말 쪼로록 다 하고
안녕 잘있어~ 합니다.
이런.....완전 엉터리 입니다.
절 잘 모르는 사람은 ' 전화 예의 진짜 없네..' 이렇게 생각할 거고
그게 제 자신도 알고있는 지독한 단점이어서 고치려고 노력중인 걸 아는 사람은
'이그...아직도 그 버릇 그대로네..'합니다.
근데 희안한건 내가 아는 내 단점을 내 아이들에게서 똑같이 발견하면
마구 일장연설을 해대며 아이들을 들들 볶는다는 겁니다.
마치 난 그런 거완 무관한 무결점 엄마인것 처럼요..
내가 생각해도 뻔뻔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토요일...얼굴이 새빨개진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귀공이에게서 전화가 왔길래 할 말하고 끊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후 문자 메세지 하나가 띵똥 왔습니다.
"앗! 실수!! 또 전화를 엄마가 말씀하시기 전에 끊어 버렸네용? 죄송"
남이야 할 말이 남아있든지 내 말만 다하고 전화끊어 버리는 교양이라곤 없는 엄마가
아이에게 그동안 교양을 가르쳐 왔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이 다 끊났나 확인하고 전화를 끊어야 한단다..."
난 기억도 못하겠는데 제 딴엔 무례하게 전화끊었다 생각하고
지레 반성메세지를 보냈나 봅니다.
미안해서 답 메세지 보냈어요.
"죄송하긴요 공주님~나 할 말 다 끊났었는데요~"
이번 한 주는 쓰는 걸 줄이고 많이 듣고 많이 생각하고 안으로 침묵하는 한 주 보내려고 결심합니다.
차분한 한 주의 시작입니다.
행복한 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