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유산을 하고 나서 아기가 안생겼습니다.
좋다는 민간요법에, 좋다는 한약에, 침에 , 산부인과에, 호르몬주사등등
안 맞아본게, 안 먹어본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돌잔치나 백일잔치는 모두 남의 일인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아기 낳아서 가정을 이룬 친구들은 아예 근처도 가지 않았고
제 인생에서 아기란 없는 존재라고 생각되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포기한 상태에서도 마지막 끈을 놓지 못하고 또 다시 산부인과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하혈에, 약 부작용까지 어느 날은 눈뜨기 싫었습니다.
그렇게 오년이 흐르고 무심결에 한 임신테스트에
늘 한줄이라 눈물만 지었는데
두줄이 생겼습니다.
혹시나 내 눈이 잘못 된줄 알고 몇번을 되씹어보고
그래도 걱정되어 병원 문앞에서 병원 열리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는데 우리 아기가 저에게로 왔습니다.
그렇지만 열달동안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하혈에, 고혈압에 수도 없이 힘들고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결국 제왕절개로 우리 공주가 나왔어요.
엄마에게 오기까지 , 뱃속에서 나오기 까지 얼마나 힘든 시련이었을 우리 아기가
너무 너무 고마워서 펑펑 울었어요.
간호사들은 혈압이 안 떨어졌다고 울지 말라고 했지만
흐르는 눈물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엄마 맘을 알았는지 우리 공주님이 같이 울더라구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벌써 육개월이 넘어 이젠 길 준비를 합니다.
때로는 시간이 어떻게 간지 모르겠고, 때로는 우리 공주가 언제 크나
더디게 가는 시간을 투덜거리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버티어냈는지
하지만 그만큼 우리 공주도 엄마가 버틴 시간들을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그 오랜 시간을 기다려주고 엄마에게로 와 준 우리 아가가 그저 감사하고
늘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