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가 대학에 원서를 냈어요.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하시겠지요. 대학에 합격한 것도 아니고 원서를 냈을 뿐인데 무슨 소리일까 하고 말이에요.
사실 저는 얼마 전까지 가슴이 답답하고 아무것도 하기도 싫고 슬픈 일도 없는데
눈물만 나고 소위 말하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답니다.
저 때문에 안 그래도 취업이 안돼서 힘들어하고 있는 아들한테도 미안하고 온
가족들에게 신경을 여간 쓰게한 것이 아니었었죠. 공부하고 있는 아들한테 빨리
들어오라고 한 것이 수십 번이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애들 아빠는 병원에
가보자고 계속 설득을 하더군요.
제가 그렇게 옛날사람은 아닌데 그래도 곧 죽어도 정신과는 가기가 싫더군요.
그래서 결국 아닌 줄 알면서도 내과에 갔었어요. 거기서 의사 선생님을 잡고
상담이라기보다는 하소연을 했어요. 제가 젊었을 때 이야기를 구구절절 했었죠.
고생했던 이야기 서러웠던 이야기 등등 30여분을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다행히 의사 선생님께서 조용히 다 들어주시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래서 결국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 하시길 “아이고, 어머님 마음에 병이 나셨네요.
우선은 지금 제일하고 싶은거 남 눈치보지말고 하세요.”라고 하시더군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제 마음속에 나도 모르게 한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배움에 대한 갈증이 병을 낸 원인이었던것 같아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했죠.
그 이후로 아들이 여기저기 알아보고해서 학교를 나가지 않고도 학업을 컴퓨터로
할수있는 대구사이버대학을 말해 주더군요. 다행히 제가 컴퓨터는 나이에 비해서
잘 다루는 편이라서 내심 자신감도 생기고요. 다른 것은 아들의 도움을 다 받고
학과는 제가 선택을 했는데 저 같이 마음에 병을 가지고 있거나 대화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했는데 잘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열심히 해보고 싶군요.
그래서 지난 연말 아들놈이 원서를 넣었다고 오늘 말해주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 같아 너무 좋았습니다.
혹시나 저 같은 사정이 있어서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일단
도전해 보라고 하고 싶네요. 다른 학교는 들은게 없어서 모르지만 대구사이버대가 괜찮은 것 같더군요.
전문대라고 생각했는데 4년제에 장학금도 학생들 중에 1/3에게 준다고 하네요.
저도 이왕 이렇게 된거 된다면 열심히해서 엄마가 장학금 받고 공부하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생깁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이던지 도전해 보는 자체가 얼마나 큰 인생공부가
되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군요. 여러분도 항상 도전적인 정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시길
빌어보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