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라는 이름의 여자들에게는 숙명처럼 사랑을 받기 보다는 사랑을 나눠줘야 하는 역할이 부여 되는 것 같아요.
남편은 연애 할 때까지만 애정공세를 하지 이미 결혼한 아내는 그저 내게 든든한 동반자 일뿐,
아내도 결국 내가 살펴줘야 하는 “여자”라는 본성을 지녔다는 것을 너무 잘 잊어 버리게 되지요.
억척이 아줌마 민경 여사.
무남독녀 외동딸로 귀하게 자라 결혼전엔 밥한번 지어번적 없던 자기가
어느새 억척스런 짠쑨이 억척이 아줌마로 변했네.
가끔 그렇게 사는 자기 모습에 내가 자기를 그렇게 변하게 만들어 버린것 같아
나 자신에게 화가나서 그렇게 궁상맞게 살지 말라고 화도 내보지만,
자기의 그런 모습에서 내자신을 반성하곤해.
가난한집 사남매의 장남에게 시집와서 모두 대학까지 마치고 시집 장가 보내고..
아마 나 혼자 였다면 그렇게 동생들을 보살피지 못했을꺼야.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지.
우리 민경이가 걸을마를 시작하기전..
새벽녘에 아이가 울어서 깨어보니 자기가 안 보이는거야.
첨엔 화장실에 갔겠거니 하고 아이를 다시 재우고, 난 잠이 들었지.
그리고 다음날 새벽녘에도 아이 울음 소리에 잠이 깼는데, 자기가 보이지 않았어.
집을 다 찾아도 없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자기를 찾아 나섰지.
한참만에 자기를 찾았는데.. 멀리서 유모차를 끌고 오는 자기 모습.
자기는 도둑질하다가 걸린것 처럼 날 보고 깜짝 놀랬지.
그리곤 작은 목소리로 우리 민경이 태워주려구..
나 몰래 유모차를 구하기 위해 몇일동안 새벽마다 일어나 동네를 헤매며 버린
유모차를 찾아 다녔다는 생각을 하니 자기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해서
" 그깟 유모차가 몇푼이나 한다구 남이 버린걸 주워와. 우리가 거지야? "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고 말았어.
이내 자기의 두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맻히고...
자기를 이해하면서도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자격지심이었겠지.
몇일전엔 아주 오랜만에 대학 동창모임이 있어 자기와 함께 참석을 했지.
나이가 제일 어린 아내를 맞아 결혼한다고 친구들이 무척이나 부러워 했었는데,
친구 와이프 사이에 앉아 있는 자기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랬어.
내가 보아도 자기가 제일 나이가 들어보였어.
친구 아내들은 예쁜옷에 구두에 보석에.. 정말 눈이 부실정도로 꾸미고 나왔는데,
우리 자기는 유행이 다 지난 원피스에 긴머리는 질끈 묶은 모습이 얼마나 속상하던지..
파마 한번 하라고 하면 미용실 가서 파마 한번 하는 돈이면 가족들 고기한번 더 먹인다면서..
아끼고 아끼고 사는 알뜰하고 고마운 아내라는걸 알면서도 단 한번 자기의의 그런 모습에
고맙다는 인사 한번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늘 남편과 동생들 뒷바라지에 아이둘 키우고 ..
억척스레 사는동안 자신을 가꿀 시간이 없었던것 알아.
자기야,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했지.
다시 누굴 사랑해야한다면..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자기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