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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당신에게 꼭 이말을 전하고 싶어요!


BY 찔레꽃 2010-01-27

 


남편은 임씨 집안의 장손이었습니다. 그리고 시할아버지 시할머니 그리고 시부모님까지 모시고 살아야하는 장손집안에 큰 며느리고 저는 시집을 가게 되었구요.
저희 부모님 그리고 주위분들과 친구들은 그런 저를 만류했지만 남편을 사랑하게 되었고 사랑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리라는 하느님과의 맹세로 저는 남편에 부인이자 장손며느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루에 3시간씩만 자고 시할아버지 시할머니에 병간호부터 시부모님 삼시 세 끼를 차려드리고 남편에 출근 그리고 집안일에 제 모든 것을 희생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힘든 결혼생활을 하던 중에 저에게 희망과 기쁨의 소식이 아닌 절망과 고통의 소식이 날아들어왔습니다. 힘든 시집살이를 하는 저에게 백혈병이라는 병마가 찾아오게 된거죠.
그 뒤로 남편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제가 시집와서 남편과 남편부모님과 시할머니와 시할아버지을 뒷바라지 했듯이 병마와 싸우는 저를 뒷바라지하며 24시간 병상을 지켰주었습니다.
페렴합병중으로 양쪽 페의 일부를 잘라내고 남편의 골수를 이식받는 수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적적으로 다시 새 삶을 살 수 있게 되었고 투병 6개월만에 병원이 아닌 집으로 돌아올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치료 후유증으로 장손의 며느리인 저는 아기를 평생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남편과 저 그리고 시댁과에 갈등을 더 악화시켰고 차라리 백혈병으로 죽었으면 하는 절망적인 바람까지 생길 정도로 제 육체적인 아픔보다 가슴속에 아픔은 더더욱 커져만 가고 있었습니다.시부모님은 저와 남편을 이혼시켜고 손주녀석을 볼 수 있는 여자와 결혼시켜야 한다고 성화셨고 남편은 그 사이에서 눈물과 호소로 저와 영원히 헤어질 수없다고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저를 데리고 어디론가 말없이 향하였습니다. 그곳은 다름아닌 입양단체였고 남편은 사랑만 있다면 우리가 낳지 않는 자식도 우리가 낳은 자식보다 더 사랑스럽고 친자식보다 더 소중할거라고 저를 설득했습니다. 그 때 그 남편에 말과 눈물흘리던 남편에 얼굴을 저는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입니다. 그리고 저는 남편에 고귀한 사랑덕분에 자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입양이라는 하느님에 축복으로요.
하루 이틀 한달 두달, 일년 이년이 지나서 시할아머지,시할머니께서 노환으로 돌아가시고 시부모님은 그때서야 세월의 무상함 인생의 무상함과 제가 끝까지 그분들에게 맞며느리서 손주며느리로서 최선을 다해 임종의 그 순간까지 시할아버지와 시할머니에 손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시고 저와 입양된 우리 아이를 친 며느리 그리고 친손자로 인정해 주셨지요.
처음엔 남편에게 준 사랑은 제가 희생해서 준 사랑이라고 혼자 마음속에 위안을 삼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렇게 제 병마와 싸우고 입양된 우리 아이가 음마 음마 하고 외치는 모습을 볼 때는 제 사랑은 남편의 고결하고 순수한 사랑에 그저 흉내도 내지 못하는 속세에 사랑임을 깨달게 되었을때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고 제가 그때 남편하기를 정말로 정말로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꼭 이말을 전하고 싶어요!!
"당신이 저에게 준 고귀한 사랑을 꼭 우리 아이에게 그리고 세상 어려웃 이웃들에게 보답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