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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BY 정말싫당 2010-02-01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늘 함께 하는 우리지만, 잠시라도 떨어져있으면 환하게 웃음 짓는 남자친구의 얼굴이 눈앞을 스쳐지나갑니다.

 

 제 남자친구는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입니다. 농부들은 수확할 때 열매를 모두 다 거두어가진 않는다고 하죠. 날짐승들 먹으라고 몇 개는 나무위에 대롱대롱 매달아놓는답니다.

법정스님은 한겨울 꽁꽁 얼어붙은 개울의 얼음을 깨 물구멍을 만들어둔다고 해요. 물 찾아 개울로 내려온 짐승들을 위해서지요. 꼭 제 남자친구의 마음이 그런 것 같아요. 작고 보잘 것 없는 일에도 감동하고, 힘든 주변사람을 위해서 베풀 수 있는 넉넉함을 지닌 사람입니다.

추운겨울의 조그만 난로처럼 언제나 저에게 따스함을 전해주는 제 남자친구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남자친구는 저를 다양한 별명으로 부릅니다. 꿀꿀아, 꿱꿱아(제가 늘 말이 많다고), 우리 귀여운 강아지, 애기야 등등. 제가 말썽쟁이 막내 동생처럼 매번 투정부리고 화내고 토라지지만 저에게 단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남자친구는 저와 함께 있을 때 꼭 보호자처럼 행동해요. 아저씨 같다는 제 말에 생전 입지 않던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나타났습니다.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선 저를 업고 몇 번이고 빙글빙글 돌아줍니다.

때때로 제 레포트도 끙끙대며 써주기도 한답니다. 열일 제쳐두고 써 준 레포트인데 a학점이 나오지 않으면 입술을 삐죽거리는 못된 저에게 미안하다고 쩔쩔 맬 만큼 제 남자친구는 착하고 또 착합니다.

 
남자친구는 제 화장 안 한 맨 얼굴이 가장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볼록볼록 돋은 여드름을 귀엽다고 이야기해줄 남자가 또 있을까요? 제가 렌즈 빼고 뿔테안경 쓴 모습이 소녀 같다고 마냥 예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남자친구가 저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제가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깊어진 것 같아요. 남자친구는 제 마음을, 인내와 헌신과 사랑으로 녹여버렸습니다. 제 영혼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렛은 바로 남자친구입니다.


작년 발렌타인데이에 동네 슈퍼에서 500원짜리 초콜렛을 사서 남자친구의 손에 들려줬던 저는, 남자친구가 손수 꽃꽂이한 꽃바구니를 받아들고 감격하고 말았습니다. 꽃을 그냥 사서 주기 보다는 좀 밉더라도 손수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남자친구는 꽃 바구니를 사고, 오아시스를 사고, 색색깔로 다양한 꽃을 사서 하나하나 꽂으며 제 생각을 했겠지요. 객관적으로는 좀 못생겼지만, 제 눈에는 한 없이 예뻐보이는 꽃 바구니를 들고 하루종일 돌아다닌 작년 발렌타인데이는 잊지못할 추억입니다.


올해 돌아오고 있는 발렌타인데이에는 제가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줘야겠죠? 무엇을 해줄까하는 생각만으로도 제 마음은 충만하게 차 오릅니다. 저, 사랑에 빠진 것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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