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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말하지 못했습니다


BY 떡집아이 2010-02-01

이세상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로 태어나

같은 남자인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한마디 말없이 그렇게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어렸을적엔 여자애들 처럼 아빠라고 부르며  장난도 하고 애교도 부렸는데

차츰차츰 세월이 지날수록 그런 저의 모습은 사라지고 언제인가 부터

나만 생각하며 사는 이기주의자가 되었죠

때로는 못난 부모에게서 태어난것을 수없이 원망하며

이렇게 힘들게 살꺼면서 왜 나같은 자식을 낳았냐며 어리석은  마음에

술에 취해 아버지에게 소리를 질렀던 저의 모습이 죄스럽습니다

서른넘어 결혼을 하고난후 두아이의 아빠가 되어서 까지도

아직한번도 아버지의 초라한 술잔에

쓰디쓴 소주한잔  따라드리지 못했네요

 

어린시절과 학창시절 그리고 결혼전까지 그흔한 속옷한벌 구두한켤레

다른자식들 처럼 한번도 사드리지 못한 불효자가 되었습니다

지난 어버이날  처음으로 두아이의 아빠가 되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버지의 손녀 혜수가  만들어온  한송이의

카네이션을 가슴에 매달고 나니  그제서야  이마 한가득 얼굴 한가득 주름

살만 깊게 패이신 아버지의 모습이 가슴속에

견딜수 없는 아픔으로 보여지더군요


아직한번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

아버지가 그렇게 좋아하시던 술한잔 이못난 자식인 제가 사드리겠노라고

하얀 백설기 가루처럼 백발이 되어버린 아버지 손녀들에게  할아버지

라고 불리우도록  한번도 젊어보이시라고 염색한번 해드리지도 못했네요

매일처럼 가게에서 만들던 손님들의 축하케잌도 아버지에게는

한번도 제손으로 만들어 드리지를 못했네요

아버지 저는요 아직은 말하지 않아도 표현하지 않아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언제나 아버지는 사랑하는

이못난 자식의  마음을 알고 계실거라고 믿으며

마음속에서 그렇게 잊어 버리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말씀드리려  합니다 그리고 한번도 아버지에게 하지못했던

제마음속 생각들을 표현하려 합니다

이제는 마음 한켠에 남아있는 아버지에 대한 아픔과 죄스러움을

벗어버리고 하늘보다 더넓이 사랑해주신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아버지 항상 건강하셔야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