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네갈에서 제작중인 르네상스 상징 조형물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세네갈 수도 다카르 국제공항 근처 황량한 언덕을 배경으로 들어선
‘아프리카의 르네상스’는 아버지가 왼팔에 아기를 안고 있고, 오른팔로
아내의 허리를 껴안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50m높이의
청동상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그러고 보면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 것 같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했던가? 무엇하나 제대로
내세울만한 것이 없을 것 같은 북한이 대형 조각물 수출 부문에서는
세계 제일인 모양이다.
얼마전 한 언론에 소개된 것을 보니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가 지난
수십년간 보츠와나, 나미비아, 말리, 베냉 등 아프리카 빈국들로부터
수십여개의 조각물과 기념비를 주문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최근에도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대형 조각물 제작에 관련한
문의를 해오는 등 동상관련 주문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분야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모양이다.
하긴 북한에는 온통 동상이나 조각물로 꽉 채워져 있을 정도로
그동안 숱하게 만들어 봤으니 그런 조각물 만드는데는 일가견이 있을 것이다.
물론 멋있는 동상은 민족의 역사를 웅변하고 국가의 품격을 높여주며 국민의
자부심을 키워주기도 한다. 특히 영웅의 동상은 좌우, 빈부를 아우르며 사회를
더 뭉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위대한 동상 하나가 수십년, 수백년을 버텨내면
그 국가정신의 응집력은 거대한 군사력 못지않다고 한다.
이 때문에 특히 사회주의 국가나 독재국가들이 이들 대형 동상이나 조각물을
통해 사회통합을 도모하고 강력한 독재정치를 실현하는 한편 체제선전에
몰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북한이나 이들 아프리카 빈국은 별반 차이가 없다.
이번 세네갈 동상 제작을 계기로 북한이 세계적인 동상국가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어 씁쓸한 여운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