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에 갔다.
가득한 손님들 때문으로 주문을 하고 좌석에 앉았는데 옆에 앉은
세 명의 남녀 손님들이 오는 6.2 지방선거를 화두로 하여 이야기꽃을 틔웠다.
남자손님 하나가 동석한 아줌마에게 질문을 만들어 던졌다.
“김 여사, 이번 6.2 지방선거에선 몇 명을 뽑아야 하는지 알아?”
그러자 약간 젊은 여자가 냉큼 답했다.
“전 잘 알아요!”
“그래? 그럼 박 여사가 먼저 말해 봐.”
“네, 우선 시(市)의 경우는 시장, 그리고 도(道)의 경우는
도지사에 이어 교육감하고 교육의원, 그리고... 기초단체장... 다음엔 뭐지?”
8명을 뽑아야 하는 이번 선거에서
그 젊은 아줌마는 겨우 ‘반타작’인 4명만을 알았던 것이다.
조금은 흥미진진하겠다 싶어 귀를 좀 더 크게 열고
그들의 이어지는 대화를 더욱 노골적으로 ‘도청했다’.
“어휴, 겨우 넷밖에 못 맞췄네? 그럼 이번엔 김 여사가 말해 봐.”
그러자 김 여사라는 분은 우물쭈물하더니
“... 에, 그러니까 ... 아까 박 여사가 말한 건 빼고 거기에
더하자면 지역구 기초의원하고 같은 광역의원인가 뭐신가도 뽑을 걸요?”
남자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더욱 몰아붙였다.
“맞았어. 그럼 이제 둘이 남았는데 그건 뭘까?”
하지만 두 여자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난감해 하는 표정까지 역력했다.
“다음으론 비례대푠가 뭔가 하는 투표도 해야 된다던데...”
그같이 우물쭈물하는 김 여사와 박 여사에게
남자는 작정하고 회심(會心)의 농담을 던졌다.
“그 다음으론 통장도 있고 또한...”
이 때 김 여사라는 분이 남자의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이번 6.2 지방선거에선 통장도 뽑아요? 그건 동장이 선출하는 거 아닌가?”
그러자 남자와 박 여사라는 여자가 가가대소(呵呵大笑)했다.
“호호호~”
“하하하~ 통장도 뽑는다고? 아냐.
나머지는 비례대표 광역의원하고 같은 비례대표 지역의원이야.”
그들 덕분으로 나도 잠시 웃을 수 있었는데 아무튼
이번 6.2 지방선거에서는 한 사람의 유권자가 모두 여덟 명을 찍어야 한다.
이에 따라 개그우먼 박지선은 진작부터 선관위의 광고에 출연하여
“넉 장씩 두 번 투표하니까 참 쉽죠잉~”라며 너스레를 떨고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6.2 지방선거에선 도대체 몇 명을
내가 뽑아야(투표)하는지를 제대로 아는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지 싶다.
이에 더하여 설상가상으로 ‘아니면 말고’ 식의 후보자 간의
음해성 인신공격은 가뜩이나 선거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에게
투표장으로 향해야 할 발걸음을 나들이 길로 빠지게 하는 단초까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