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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학부모의 차이


BY 일필휴지 2010-06-25

 

#1 


“우리 아들(딸), 오늘도 너무 늦도록 공부하는 거 아니니?”

“아니에요. 조금 더 하고 잘 테니 먼저 주무세요.”


“그래도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자면

지금이라도 어서 눈을 붙이는 게 나을 성 싶구나!”

“걱정 마세요, 이렇게 공부한 게 어디 하루 이틀이었던가요?”


“그래도 ...”

이같은 노심초사의 행적은 아이들이 고교를 다니던 시절의 우리 부부 초상입니다.


누구라도 자신의 자녀가 건강하길, 더불어 공부까지 잘 하길 소망하지요.

한데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그러려면 그에 합당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우선 자녀가 건강하자면 평소 먹거리부터 재료는 신토불이로,

또한 엄마와 아빠의 자녀사랑이란 부수적

양념까지를 아끼지 말고 듬뿍 담아 조리해야 하지요.


아울러 닦달하는 부모보다는 외려 칭찬하고

배려하는 습관의 견지가 대단히(!) 필요한 법입니다. 


#2 


“얘, 어서 일어나! 남들은 촌음을 아껴가며

공부한다는데 너는 대체 잠에 환장이 들린 거니?”

“참 엄마(아빠)는! 여태껏 공부하다가 힘들어

이제 겨우 잠이 든 거란 말예요. 잘 알지도 못 하구선...”


“거짓말 좀 작작 해! 그깟 거짓뿌렁에 내가 또 속을 줄 알고?”

“알았어요, 알았다구요. 하여간 이 아들(딸)이 이렇게 너무 혹사당하는

공부를 하다가 죽더라도 엄마(아빠)는 눈 하나 껌벅 안 하실 거죠?”


“무슨 말을 그따위로 하니, 난 그래도 널 위해 한 말인데...”

이쯤 되면 이건 부모의 자녀배려가 아니라 더 진행하면 곧바로

드잡이의 형국으로까지 발전하는 어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도 완성된다 하겠습니다.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라는 공익광고가 요즘 나오고 있습니다.

-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 합니다 /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 학부모는 꿈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


그러면서 묻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라고 말이죠.


아들에 이어 딸 또한 소위 명문대로 진학하자 주변의 지인들이 숱하게 물었습니다.

어찌 하여 그렇게 좋은 대학을 보낼 수 있었냐고 말입니다.

(참고로 딸은 서울대를 올 2월에 졸업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답변은 간단명료했습니다.

그건 바로 공익광고의 내용과 부합되는, 예컨대 서두에서

<#1>의 형태로 예를 든 경우 그대로 했다고 말이죠.


믿기지 않겠지만 #1의 내용은 실제 우리 부부가 취했던 일상의 행동이었습니다.

진부한 얘기겠으되 자녀는 부모의 사랑과 칭찬, 그리고

관심과 배려라는 비료를 먹고 자라는 식물입니다.


부모와 학부모, 당신은 어느 쪽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