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직위를 이용하여 뇌물을 받는 공직자들은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에 버금가는 악질이라고 느끼는 터입니다.
그렇기에 서울 초등학교 교장 10명 중 1명꼴로
옷을 벗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뉴스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되었듯 이같은 사단의 곡절은
해당 교장들이 수학여행과 관련하여, 혹은 인사 내지는
시설공사 등과 연관되어 부적절한 돈을 받은 혐의 때문이랍니다.
이같은 행위 연루자들은 신임 서울시 교육장이 단호한 대처의
의지를 밝히자 “관행이었다”느니 “나만 먹었냐?”는
따위로 변명을 하는 경우도 없진 않으리라 사료됩니다.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 봅시다.
교장이란 자리가 과연 아무나 오를 수 있는 허투루의 자리입니까?
그 자리는 오르는 것만으로도 이미
존경의 대상이 되는 자리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식입니다.
고로 언제나 그렇게 청백리의 자세 견지로써
독야청청(獨也靑靑)의 푸른 소나무와도 같은 기상을 지켜 나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20대 후반과 초반의 자녀를 두고 있는 50대 필부입니다.
다 아는 얘기겠지만 사람은 누구라도 날로 쑥쑥
커 가는 자녀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법입니다.
이같은 정서는 누구나의 느낌이기에 평소 행동거지에
있어서도 본(本)을 보이고자 처신에 신중을 기하는 것임은 불문가지입니다.
하여 저 역시 자녀들에게 비록 존경은 받지 못할지언정
손가락질의 대상이 돼선 절대로 안 되겠다는 걸 하나의
신앙으로 삼으며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작정입니다.
지난 연초 취업에 성공한 아들이 현재의 직장에 제출할
<자기소개서>를 쓴 걸 슬쩍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아들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아버지인 저를 꼽았더군요.
‘비록 가난하(였)지만 늘 정직하고 성실하신 분이기에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그러한 글을 본 순간 저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섞인 눈물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아! 내가 헛되이 살지는 않았구나...’라면서 말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자면 버릇처럼 당부합니다.
“학교 가면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그처럼 오롯한 위치의 선생님들 수장이 바로 교장선생님입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교장은 항상 당당하고
의연한 자세를 가져야함은 두 말 하면 잔소리인 셈이 되는 것입니다.
멀지않은 장래에 저 역시도 두 아이를 결혼시킬 것입니다.
한데 제가 만약에 이번에 문제가 되어 옷을 벗게 된 교장의 입장이었다손 치자고요.
그럼 저와 사돈이 될 집안과 결혼식장을 찾아주신
하객들은 과연 뒤돌아서서 무어라고 절 향해 수군거리고 또한 욕을 할까요?
“저 혼주가 일전 뇌물을 먹고 ‘짤린’ 교장이래!”
대체 교장의 연봉(年俸)이 얼마기에 ‘그깟’ 몇 백만 원을 받아
자리에서 쫓겨나고 아울러 평생 씻을 수 없는
오명(汚名)까지를 자식과 가족들에게 각인시키며 살려는 것입니까?
그렇게 받은 뇌물로 말미암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내가 해당 교장이었더라면 솔직히
너무너무 ‘쪽 팔려서’ 한강다리로 달려가 투신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