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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의 틈새까지 살피겠습니다


BY 일필휴지 2010-07-13

 

어제는 퇴근해 귀가하니 택배가 두 박스나 도착해 있었습니다.

그건 지난달에 수필 부문으로 신인상을 받게 되는

모 문학회 발행의 격월간지(隔月刊誌)였지요.


물론 그 책에는 저의 등단작품도 여타의 문인들 작품과 함께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지난달에 당선소식을 듣고 당선소감문을 보낸 전문이

동시에 수록된 것은 물론이며 저의 응모작품에 대한

심사위원님의 예리한 심사평 역시도 같이 게재되어 있더군요.


이처럼 50권의 책을 받고 보니 마음에 격랑이 일면서 잠시 숙고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우선 오는 23일에 있을 대전 동창회 친구들에도 한 권씩은 건네야 예의겠습니다.


또한 다음 달에 있을 고향의 초등학교 동창회에도 적지 않게 가져가야 할 터입니다.

아울러 제가 공부하고 있는 사이버 대학에도

열 권을 기증하겠노라 이미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근데 사무실의 직원들에게도 나눠주자면 까닥하다간

부족한 사태에까지도 직면할 공산이 농후하네요.

하여간 제 작품이 수록된 책을 난생 처음으로

지인들에게 나눠 줄 생각을 하니 즐겁긴 그지없었습니다.


오늘도 평소처럼 아침 일찍 출근했습니다.

그리곤 이 책을 나눠줄 적에 맨송맨송하게 그냥

주는 것보다는 평소, 그리고 앞으로의 제 의지를 담은

소감 한 마디라도 삽입하는 게 낫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사무실에 앉아 잠시 생각한 뒤 다음과 같은 도출의 끈을 끄집어냈습니다.

‘척박(瘠薄)의 틈새에까지 관심의 싹을 틔우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불변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가내평안하시고 두루 행복하시길 앙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7월  홍 경석 拜上’


이처럼 척박(瘠薄)의 틈새에까지 관심의 싹을 틔우겠다고 한 연유는 이렇습니다.

우선 주지하듯 우리 사회는 빈부격차가

날로 심화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부상한지 오래입니다.


그렇지만 그 척박한 삶을 살고 있는 서민과 빈민들에 대한

정부와 사회단체들의 관심과 지원은 솔직히 한계와

지속성의 결여라는 함정이 실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명색이 ‘글쟁이’라고 하는 저부터라도

여전히 소외받고 있는 그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려는 것입니다.


아울러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그 척박의 내면(內面)에 위치해 있어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도통 볼 수 없는 틈새까지를 더욱 천착하겠다는 것입니다.


누구라도 이런 말을 합니다.

“내 (지난 풍상의) 삶은 소설로 써도 열 권 조차 모자랄 지경이야!”


하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거개가 불행하게도(!)

그 아프고 쓰리며 분하고 복장까지 터지는(터졌던) 앙금을

글로써 풀어내지 못한 채 여전히 상흔의

앙금으로써만 가슴에 안고 살고 있는 거라 믿습니다. 


하여 그런 더 척박한 틈새의 사람들에게도 다가가 펜을 들어 

만인이 공감하는 만족과 행복의 뭉게구름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