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나 지금이나 비정규직의 출판물 세일즈맨으로 입에 풀칠을 하고 있다.
기존의 휴대전화 패러다임을 일순 무너뜨린
스마트폰처럼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은 비정규직의 세일즈맨들에겐
그러한 변화는 미풍(微風)으로조차도 다가오지 않는다.
여전히 기본급은커녕 건강보험료마저 자비부담의 매우 열악한 환경이니까.
오로지 내가 판매한 상품에 따른 일정액의 수당만이 유일한 수입원이다.
이처럼 척박한 현실 때문에 나는 정규직의 ‘월급쟁이’보다
최소한 2배 이상을 부지런히 뛰지 않으면 안 되었다.
더욱이 아들에 이어 딸까지 대학을 보내자면 투잡까지도 마다치 않을 수 없었다.
이런 현실에서도 그러나 나는 직장생활에도 최선을 경주했다.
즉 ‘직장(인)의 달인’이란 영역에도 도전했다는 주장이다.
먼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다른 직원보다
3시간이나 이른 오전 6시면 반드시(!) 출근한다.
이렇게 부지런하여 그야말로 가외(加外)로 ‘버는’
시간엔 투잡의 일환으로써 인터넷 매체 등에 열심히 글을 써 올린다.
이는 기사로 이어질 경우 곧바로 원고료와 직결되는 때문이다.
이러한 습관은 올해로 어언 9년째인데 여하튼
이 덕분으로 그나마 두 아이를 모두 대학까지 가르칠 수 있었다고 감히 자부한다.
이어 내 책상과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9시면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다.
이는 연상이든 연하든 간에 공통의 불문율이다.
이와 더불어 평소 또 하나의 습관이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내 주머니를 털어 술이든 밥이라도 사 주고 보자는 것이다.
한데 맹목적으로 사는 밥과 술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때론 비굴(卑屈)의 뉘앙스까지를 풍기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도 무언가 빌미를 만드는 게
중요하며 이게 바로 직장의 달인이 되는 또 하나의 어떤 노하우다.
“제가 2주 뒤면 서울에 가서 등단식(수필가로의)을 마치고 와서
우리 직원 모두에게 밥 한 끼 낼 터이니 그 날은 약속을 비워두세요!”
이처럼 호언장담을 하면서 매우 ‘합법적인’
밥과 술을 내겠다는데 뉘라서 싫다 하였겠는가!
평소의 부지런함에 더하여 직장의 모든 이들에게 인사도 잘 하는 직장인이다.
이에 덧붙여 틈만 나면 뭔가를 사 주려고 하는
그야말로 삼위일체(三位一體)의 너른 마인드를 지니고 있음에
이는 어찌 이 풍진 세상에 있어서 가히 어떤 임전무퇴(臨戰無退)가 아니겠는가?
제 귀여움은 제가 받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어차피 인생이란, 그리고 직장생활 역시도
씨줄과 날줄로 삶과 일상을 엮어나가는 것이다.
고로 기왕이면 내가 먼저 부지런할 것이며 또한 열심이며 공손하고 볼 일이다.
아울러 항상 얻어먹으려고만 하는 속칭 ‘빈대’가 아니라
좀 아깝더라도 주머니를 터는 남아의 기백도 있어야만
비로소 직장인으로서도 성공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이러한 어떤 ‘삼위일체’가 누군가에게라도, 특히나
취업난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받고 있는
젊은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 큰 보람을 느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