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열린책들카페 http://cafe.naver.com/openbooks21/1420>
간만에 트위터를 하다가 [임금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
한 문장 이벤트를 봤는데, 책 제목이 꽤 길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임금인상을 위해 왠지 소심하게 주저리주저리 말하게 되는 현실을 표현한 듯싶더군요.
임금인상~ 생각은 하지만 임금인상 해달라는 말, 목구멍까지 차있다가 차마 내 뱉기는 너무도 힘든 현실~
요즘엔 월급 안 깎이는 것만해도, 밀리지 않는 것만해도 감사한 현실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들 열심히 일한만큼 그에 대한 대가를 받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데 얘기할라치면 머릿속에서는 별의별 생각과 고민만 하게 되고 막상 말은 안 나오는 게 보통 사람들이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임금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 트위터에서 진행한 한 문장 이벤트는 아쉽게 6일 날 끝났는데 열린책들 카페 내에서는 한 문장 리뷰를 모집한다고 하더군요. 한 문장 리뷰라~일반적인 한 문장 같지 않아서 이 글을 쓴 조르주 페렉 작가를 검색하고, 책 미리보기를 하니..ㅋㅋ
너무도 신선한 글~ 독창적이고, 첫 페이지를 보는 순간...휘둥그래 지더군요.
Georges Perec
조르주 페렉은 실험적인 작가로 책이 하나의 놀이 같다는 표현이 알맞은 책인 것 같아요.
[임금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은 일반적인 임금인상 받는 방법을 얘기하는 방법론을 설명한 책이 아닌, 그 과정들을 수많은 가설과 가설로 지금까지는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 방식인 것 같아요. 임금인상을 위해 수많은 말돌림과 고민을 하는 현실을 표현한 게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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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신중히 생각하고 단단히 마음을 먹은 뒤 임금 인상을 요청하러 과장을 만나러 갈 결심을 하고 과장을 만나러 가는데 항상 단순하게 표현해야 하므로 단순화해서 과장의 이름이 자비에 씨이고 과장님 혹은 x 씨로 불린다고 가정하면 이제 당신은 x 씨를 만나러 가는데 이때 x 씨는 자기 방에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이고 만일 x 씨가 자기 방에 있다면 분명히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당연히 x 씨가 자기 방에 없으니 당신은 복도에서 그가 돌아오거나 도착하기를 길목을 지키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만 그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가정한다면 이 경우 해결책은 당신의 방으로 되돌아가 그날 오후나 다음 날을 기다려 다시 한 번 시도하는 것밖에 없겠지만 그가 늦게 돌아오는 일이야 매일같이 일어나는 일이니 이 경우 당신이 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동료 y 양을 만나러 가는 것이며 우리의 무미건조한 증명에 인간미를 부여하기 위해 이제부터 우리는 그녀를 욜랑드 양이라고 부르도록 하는데 이때 욜랑드 양이 자기 방에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이고……
--- [임금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 p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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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으면서도 너무 독창적이어서 요즘 작가인가 했는데 1936년 출생이시라니, [e]를 모두 빼고 쓴 소설 [실종]처럼 실험적이고, 새로운 형식을 소설에 시도하셨던 분으로 정말 사진에서도 느껴지지만 독특함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어떤 분이 벌써 한 문장 리뷰를 올리었는데요. 마지막의 마침표가 나올 때까지 술술 풀어 쓴 글이 이렇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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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열린책들에서 진행한 한 줄로 쓰기 이벤트는 조르주 페렉의 「임금 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을 소개하고 페렉의 독특한 글쓰기 스타일을 따라 해봄으로써 글 쓰는 재미와 함께 작품에 대한 흥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이벤트임에 틀림없었으나 의도치 않은 극단적인 부작용을 불러 일으켰는데 그것은 단지 글쓰기에 그치지 않고 말하기에도 페렉의 그 방법이 그대로 전이되어 처음엔 상대방으로 하여금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였으나 점차 상대의 부아를 치밀게 하여 급기야는 폭력을 휘두르게 만들어 버리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는바 어설픈 따라 하기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느니 페렉의 스타일을 완전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 상대방도 결국은 감탄하게 만들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하여……
---[서평] 임금 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 - 조르주 페렉
작성자 aranja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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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열린책들 카페http://cafe.naver.com/openbooks21/1424>
하나의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푸는 방식으로 해서 아이들한테 일기를 쓰라고 하면 무척 재미나 할 것 같아요. ㅋㅋ 학교 다닐 때 이런 식으로 일기 썼으면 선생님한테 혼났을 텐데,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과 독창성에 간만에 신선함을 느꼈어요. 다른 분들도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긴 호흡으로 문장 써보기, 그 동안 글을 쓸 때와 다른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실 듯.. ㅋㅋ
간만에 서점 나들이 해서 작가가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는지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