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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름 속에 새겨진 그리스 신화


BY 나도한다 2011-05-26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이 기업명 혹은 생산하는 브랜드에 이름을 붙여줄 때,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아닐까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은 늘 그 신의 능력, 힘 등이 속성으로 따라다니는데요. 즉 미의 여신 아프로 디테, 바다의 신 포세이돈, 음악의 여신 뮤즈처럼, 그 신이 가진 속성은 기업들이 브랜드 네이밍을 할 때에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매우 용이하며 소비자들 역시 바로 그 이름의 뜻을 알아차리고 공감해줄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 속의 인물들이나 배경을 통해 친숙하면서 전달력이 있는 마케팅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대체 얼마나 다양한 브랜드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차용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NIKE-

  

 

                                                                                  시모트라케의 니케상

 

NIKE가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따온 이름이라는 것은 매우 유명한 사실인데요
니케 여신은 커다란 등에 화려한 날개가 있고 종려나무 가지와 방패를 가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초승달과 비슷하게 생긴 나이키의 로고(Swoosh)는 사실 이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를 옆에서 본 모습이라고 합니다. 또 유명한 일화라면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조국에 소식을 전하기 위해 42.195km를 달려 마라톤의 기원이 된 그리스 병사가 승리의 여신 니케에게 기도를 올렸다고도 하죠.
사실 승리의 여신 니케만큼 스포츠 브랜드와 어울리는 신이 또 있을까요. 그만큼 절묘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HERMES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현시대에 와서 전세계 셀러브리티의 마음을 사로잡은 명품이 되었다니.
신들의 메신저이자, 제우스의 아들로 알려진 전령의 신 헤르메스는 날개달린 모자와 신발 그리고 뱀이 둘러진 지팡이를 들고 눈에 안 보일 정도로 빠르게 날아다니기로 유명한데요.
에르메스의 3대 경영자인 에밀 모리스는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영문자 H위에 주황색 상자를 실은 사륜마차를 끄는 말이 새겨진 칼레시 로고를 얹고, 좌우에 헤르메스의 상징인 날개 달린 지팡이를 넣어 에르메스의 심벌을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상인의 수호신이면서 동시에 도둑의 수호신이기도 한 헤르메스는 그러한 이중적 속성으로 최고의 명품 브랜드라는 가치와 세속적 욕망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그 이름을 드높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AMOREPACIFIC
HERA

 

 

태초의 생명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헤라여신은 신들의 산 올림푸스의 여신 중 최고의 여신으로 불리웁니다. 헤라여신은 결혼과 가정을 수호. 하고, 결혼과 가정의 존속을 위해 생명과 아름다움을 부여해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것은 세포과학을 통해 생명의 근원에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한 헤라의 뷰티철학과 일치합니다. 헤라라는 브랜드는 헤라를 통해 생명의 근원이 곧 아름다움이라는 철학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죠.
얼마 전 나르키소스의 신화를 모티브로 한 헤라의 홍보영상(클릭해서 영상보기)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헤라 화이트 프로그램 이펙터와 팝아트 아토마우스가 만나 한편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 탄생한 것 인데요. 팝아트 아토마우스는 나르키소스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모습에 반해 샘에 빠져버리게 되고 다시 순백의 아토마우스로 생명을 얻어 화이트 프로그램 이펙터에 스며들었습니다.
그리스 신화라는 고전과 포스트 모던을 대표하는 아토마우스를 잘 녹여내어 또 하나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낸 헤라의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되었습니다.

 

 

Olympus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궁전, 신들의 고향으로 알려진 올림포스 산.
올림포스에 사는 12신으로는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데메테르, 아테나, 아폴로, 아르테미스, 헤르메스, 디오니소스, 아레스, 아프로디테, 헤파이토스 등 입니다. 정작 그리스 미술에는 올림포스 산의 표현은 없었지만, 신들이 모이는 곳은 대체로 올림포스라 여겨졌는데요.
하지만 올림푸스의 창업자인 야마시타 다케시는 올림푸스라는 브랜드는 다카아마하라(高天原)의 다른 이름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 말이 대체 무슨 말인고 하니, 다카아마하라는 일본의 신들이 사는 산으로 이 산을 그리스 로마신화에 비유해 올림푸스라는 브랜드명을 정했다는 것인데요. 엎어치나 메치나 의미는 같지만 굳이 그런 비유를 한 이유가 대체 뭘까요? 그렇다고 해도 올림푸스라는 이름이 다카아마하라보다는 훨씬 세계적으로 지명도 있는 브랜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카아마하라가 아닌 올림푸스여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Canon EOS

 

 
 


또 다른 유명 카메라 브랜드 캐논의 DSLR카메라 EOS가 새벽의 여신에서 따온 이름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데요. 새벽의 여신의 이름을 붙인 이유는 많은 사진가들이 새벽을 최고의 촬영시간으로 선호한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EOS 여신이 태양의 신 아폴론의 태양마차 앞에서 횃불을 들고 밤의 장막을 걷는 신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바로 이 신화 속 내용을 통해 사진은 어둠 속에서 빛을 담아내는 작업이라는 의미가 잘 부합되어 EOS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 뱀발: 그리스 신화가 담긴 기업 로고

 

 


VERSACE

 

  

베르사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온 괴물 메두사를 로고로 사용했는데요. 원래 메두사는 고르곤의 세 자매 중의 한 명으로 아주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포세이돈의 사랑을 독차지한 메두사를 시기한 전쟁의 여신 아테네가 메두사의 머리카락을 뱀으로 만들고 그녀를 보는 사람은 돌로 변하게 해버렸죠. 메두사가 걸린 이러한 저주는 치명적인 매력을 소유한 팜므파탈로 비유되기도 하는데요. 다른 여신의 모습보다 메두사의 모습을 자사로고로 택한 베르사체 역시 메두사에게는 사람들을 압도할 매력이 있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무심코 일상 속에서 지나쳤던 이름이나 로고가 알고 보니 그리스 신화에서 빌려온 사례가 꽤 나 다양한데요. 오랜 세월 전에 그리스 신화가 만들어낸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브랜드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름 하나만으로도 브랜드의 이미지를 쉽게 각인시킬 수 있는 매력떄문이겠죠. 고대신화 속 인물들은 현시대에도 여전히 우리 곁에서 아이덴티티를 부여받고 살아 움직이는 셈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브랜드 신화에 사로잡혀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