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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방송대 지원서~


BY 순엄마 2011-12-23

오늘도 퇴근을 하면서 허전한 가슴을 채우려 맥주한잔을 했습니다.
언젠가부터 매일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저를 껍데기로 만드는 것 같았죠.
침대에 아무렇게나 옷을 던져놓고, 책상에 놓인 팜플렛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얼마 전 후배가 놓고 간 방송대 입학전형 자료였어요.

 




이번에 방송대에 지원한다고 말하며 그 후배의 얼굴은 행복한 미소로 가득했었습니다.
“철없는 자식… 지금도 여유가 없는데 언제 학교를 다니고 또 언제 공부를 하냐…!’
그를 한심하게 생각을 하면서도 어느새 저는 방송대를 검색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죠^^;

 

방송대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검색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내심 놀라웠어요.
제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던 또 다른 세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요.
‘내가 이런 세상을 모르고 살아왔다니..’

 


그 중에 저의 눈을 사로 잡는 한 사람의 자기 소개의 글이었습니다.
40대의 나이에 자기의 꿈을 찾아 새로운 학과에 지원한 한 신입생의 이야기……
매일 10시가 되어 퇴근을 하고, 잦은 출장에 휴일에도 일정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 사람은 그렇게 살다가는 언젠가 자기가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더 늦기 전에 자기의 꿈
을 펼치기 위해 방송대에 지원 했다는 글귀였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학우들의 도움으로 과정을 헤쳐나가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너무 안일하게 살아온 것은 아닌가..?’
“나도 다시 대학에 다닐 수 있을까?”
어느새 방통대에 다니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웃음이 났습니다.
그런데 가슴에서 뭔가 모를 설렘도 느껴졌죠.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나의 일상에 오랜만에 느껴지는 설레임이었습니다.

 

대학 때, 학과가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다시 돌아가기에 너무 멀게 와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 학과를 졸업을 하고 10년이 넘게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누군가 꿈이 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요?

 

진급?
돈을 모아 내 집을 장만?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거?
가족들이 건강?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나도 다시 내가 원하던 꿈을 다시 꿀 수 있을까?
설레는 눈빛으로 나에게 이야기 하던 대학 후배가 생각이 났습니다.

 




후후후..
지금 저는 입학지원서에 제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우연한 후배가 전해준 팜플렛이 저에게는 꿈을 주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