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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고민녀>에게 이 애정녀가 시원~하게 고민을 해결해드려요~!!


BY 발뒤꿈치 2011-12-31

[고민녀]

맨날 음식 준비하느라 고민하는 맏며느리에게           
"얘야~ 이번설엔 간단하게 음식하자~~"
정말 어디까지가 간단한건지....정말 알 수 가 없네요..
참고로 설 명절에 모이는 식구가 무려 22명인데 말입니다;;
정말 애매하네요~

 

 

[애정녀]
정말 부끄럽지만 미혼 때 손에 물 한번 안 묻히고 시집을 왔죠.
학교 다닐 땐 공부 핑계로.. 직장 다닐 땐 피곤하단 핑계로..
집안 일 한번 도와드리지 못 했죠.
친정 엄마도 어차피 시집 가면 평생 해야 되니까 하지말라는 편이셨구요.

제사 때나 명절 때 엄마가 부치신 고구마전 낼름 주워 먹으며
티비 보느라 몰랐는데 일이 엄청 많더라구요.
그나마 친정에선 할머니랑 작은 어머니가 오셔서 조금 도와주셨는데
시어머니는 혼자 다하시더라구요.
근데 전 솔직히 도와드리고 싶어도 할 줄 아는게 없는거에요.

고구마 굽다가 다는 아니지만 몇 개 태워먹고 두부 다 부서지고...
나물 무치는 것도 한번도 안 해봤으니 대충 비비게 되고 쌀 씻는 것도 팍팍 못 씻구요...
결국 시어머니가 다 도와주시고.  얼마나 부끄럽고 민망하던지요.
시어머님이 뭐라 하신건 아니지만 친정에 있을 때

엄마 도와드리면서 좀 배웠으면 이렇게 못 하진 않을텐데 하는 생각에

너무 부끄러워서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었어요.

글구 시어머니랑 친정 엄마가 평생 제사나 명절 때

이렇게 해오신걸 생각하니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고

우리나라 제사문화가 참...남자들은 누워서 티비만 보는데
여자들은 제사상 치우고 밥 차리고...
제가 그런것처럼 남자들은 시켜도 못 하니까 시킬 수가 없는거겠죠..
원래 안 해봤으니.....


참고로 저는 결혼3년차 인데요.
작년 제사때 고사리나물 도라지나물에 쪽파 썰어넣고 무쳤어요.
제사음식에 파 넣는거 아니라는걸 작년에야 알았네요..
결혼하고 제사와 명절을 몇번이나 보내고도

아직도 상차림에 나물이 몇개올라가는지 탕국은 뭘끓이는지 헛갈려요.

 

이렇게 실수연발해도 저희시어머님은 아무말씀도 안하시니까 더 죄송해요
그런데 시어머님이
" 아이구,이제 힘들어서 사서 해야겠다" 는말은요
이제 니가 좀 알아서 척척해라 라는 말이래요^^

항상 간단하게 하시자고 하는데, 저희 집같은 경우엔 모이는 식구가
어린 조카 5명을 포함해 40명이 넘습니다.
처음엔 일도 못해 서투른데다 만들어야할 음식양도 많아서 버겁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점점 일이 익숙해지는지 명절이 즐거워지고 있어요.

내 자신이 진정한 마음을 담아 조상을 잘 모시고,
식구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내면
내 아들딸이 잘되고 내 가정이 화목해진다는 기분으로 음식을 만들어보세요.

 

말이 간단이지만 절대 간단해질수 없는 명절음식!

하지만 어차피 지내야할 명절이라면 피할수만은 없잖아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