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때마다 즐거움보다는 짜증과 속끓임으로 하루하루를 사실 우리 주부님들 ^^*
저또한 결혼 9년차 이지만 이겨낼수없는 명절스트레스때문에
이번 설날에도 머리가 한웅큼 빠졌습니다.
신랑과 만난지 보름만에 바로 필이 팍~~ 와서 양가 허락하에 동거시작했고
생각지도않은 큰아이의 임신과출산..
그리고 벌써 세번째 아이까지 ^^;
결혼전만해도 그냥 두사람이 만나 좋아해서 떨어지기 싫어서 하는게 결혼인줄알았습니다
하지만 결혼준비를하는동안 그것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혼하고 첫번째 명절을 맞을때였던것같아요.
한창 배불러있을때 전 왜이리도 허리와 엉덩이쪽이 아프던지
1시간을 맨바닥에 앉았다가 일어나면 벽잡고 5분은 가만히 서있어야했을정도로 한도가 심했어요.
그런데 그맘때 명절이 돌아오고 갓시집온 며느리라서 아무소리 안하고 명절음식준비를했답니다.
저희시댁의 여자라고는 어머니와저 둘뿐이네요.
물론고모둘은있지만 큰고모는 시댁으로 작은고모는 멀리살아서 명절엔 안오세요.
그래서 어머니와단둘이 음식준비를해야되었습니다.
아버님 도련님 신랑은 나몰라라였답니다 지금은 좀 변했지만말이에요
시집오기전까지만해도 저희집은 시내였고 식구도 적어서 정말 먹을만큼만 음식장만을했는데
저희시댁은 시골에있고 그 주변분들이 다 친적분들이라 오고가는식구들도많아 음식을 많이준비하신다고하셨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하면 얼마나할까하며 자신만만해있었는데
어머니와 장을보러다니면서 깜짝놀랐습니다
손이 얼마나 크신지 꼬지하실거라면서 업소용 제품들을 한바구니담으시고.
생선도 큰~검은봉다리 하나 나물종류도 큰~검은봉다리하나.... ㅠ.ㅜ
그때부터 자신이없어지더라구요.
그래도 그때는 나름 순진한 며느리였기에 네네 하며 어머니를 도와드렸습니다.
근데 이건 뭐 부쳐도 부쳐도 끝이없고 소쿠리에 먹거리는 넘쳐나고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이 넘어도 끝이 안나더라구요.
그러다 일이 터져버렸어요.
어머님의심부름으로 오랜시간앉아있다가 일어나려는순간 삐끗했는지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지도못하고 그상태로 아이고 아이고~하다가 엉덩이쪽이 너무 시린나머지 119 구급대 불러 응급실로향했습니다.
의사선생님과 대면을하고 아픈곳을 말씀드리니 임산부이기에 아무것도 해주실수가없으시다면서 수액한대맞고 잠시 쉬었다 가라고하셔서 3시간넘게 수액을맞는데 그때 왜이리도 서럽고 억울한생각이 들던지요.
내가 왜 이집에 시집을와서 이러고있어야하는지
어머님때문에 아픈가하는원망도해봤다가
우리아이 잘못되면어쩌나.하는생각까지 별의별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수액을다맞고 신랑의부축을받으며 집으로 돌아왔고
걱정이되신 어머니는 절 안방에 누워 일어나지못하게하셨습니다
그덕에 동네큰잔치때나쓸법한 음식의양은 다 어머니 몫이되었지요
어머니가 음식할동안 안방에서 쉬고있어도 가시방석에 앉은것마냥 불안해서 좀 쉬다 주방으로 나가보니 저도모르게한숨부터 나오더라구요. 큰 소쿠리로 몇 채반이 되었고
그외에 나물이며 횟감 방앗간에서 빼온떡...등이 주방을 꽉 채우고있었습니다.
그 음식을 누가 다 먹을지 걱정이되었는데 그때는몰랐습니다
그 음식들이 다 제차지가 될지요
음식만드는것보다 더 힘든 배부름의 고통이 절 기다리고있더군요
이럴때일수록 잘먹어야한다면서 넉넉한 시골할머니의 인심으로
말그대로 상다리가 휘어질만큼 한가득 먹거리를 내오시고..
거기에 아침점심 저녁 한끼도 빼먹지않고 한가득 밥과 국을 차려주셨습니다.
아무리 좋아도 친정엄마와같을수없기에 어머님이 주시는데로 다 먹고 명절을지내고오니
며칠사이 4kg이 불어있더군요.
그리고 명절끝에 집에 가려니 전쟁터 피난가는사람마냥 한보따리씩을 싸주시면서 이런말씀을하셨습니다 "나는 결혼하고 형님한테 구박만받아서 명절이 제일싫더라..가난하고 못살아서 애들한테 먹을것도 못주고 그래서 며느리얻으면 먹든안먹든이렇게 싸주는게좋다"하셨습니다
그때 부모님의 마음은 다 똑같구나 하는사실을 알았습니다.
지금도 저희 시어머니는 인심좋은시골 할머니이십니다.
밭농사를 지어 고추가 10개가 나면 우리 친정에 6개를주시고 농사안지으시는 이웃분에게 2개를 나누어주시고 2개를 드시는...
그런 평범한 시골할머니시지요.
처음엔 어머니와 마주하기도 불편하고 부담스럽고했는데
지금은 옆집할머니 흉도 같이 보는사이가되었답니다.
수줍어하던 며느리의모습은 사라지고 지금은 당찬며느리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헤헤~
그래도 명절음식을줄이고 줄여서 작은바구니 2개면 다 채워진답니다. ^^
하지만 명절지나고 집에오면 여전이 3kg이 불어있답니다.
여전히 집으로 돌아오는차안에서는 이런저런 먹거리들이 넘쳐나구요. ^^
하지만 이런게 정말 명절의 재미 아닐까요?
스트레스받아 힘들다 지친다..짜증난다 생각하면
서로가 힘들잖아요.
마냥 웃고 좋을수만은없겠지만
우리 주부님들 명절에 힘들때 하하하!! 크게한번웃어보세요.
즐거운명절이 되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