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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라서 더욱 훈훈한 명절~


BY 달달콩 2012-01-25

햇살가득한 날 창가에 보이는 사람들의 분주하고 활기찬 모습
우리에게도 봄이 어김없이 찾아와 줬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네요.

추우니깐 집안에만 있고 싶고 움직임이 없는 겨울인것같아요
명절을 생각하면 그동안 보고싶었던 가족들을 만나 기쁘기도 하지만,
나에겐 스트레스로 밀려오는 무거운 압박감이란...
주부라면 누구나 느낄수 있는 명절스트레스 이걸 어떻게 해쳐나가야
정말 현명한 주부가 될수 있을까 매년 고민하게 되죠.

잿빛하늘이 드리워지더니 어느샌가 하늘에서 하얀눈이 내리던 날~
개구쟁이 아이마냥 내 입가에도 미소가 번지며 어린소녀처럼 사랑하는 남편에게
문자메세지로 오늘 눈이 오니 빨리 오세요 문자를 날렸습니다.
띠리링~ 문자와 함께 내가 바라던 글귀가 드디어 도착~~
오늘 눈이 오는걸 보니 아무래도 명절쉬러 못갈것 갔네.
섭섭해하지 말고 그냥 우리끼리 명절 보내자
난 속으로 싱글벙글 설에 못내려가니 너무나 신이 났습니다.

시댁친정이 너무 멀어서 5시간은 평상시 걸리는데..
밀리면 그 이상으로 걸리기에 날씨가 많이 안좋은날에는 안움직이는게
좋을것 같더라구요.
기쁨도 잠시 띠리링~~  띠리링~
우리시댁의 두목같으신 시어머니의 전화가 왔습니다.
며느라 언제 올끼고?  너거 큰집에 형님도 이번에 몸이 많이 안조아서 안내리온단다
너거라도 눈이오든 비가 오든 내려와야할꺼아니가~

어머니 눈이 아무래도 많이오면 위험할것 같은데요.-_-

그라모 아비가 못오면 니라도 애들데리고 빨리내리오지않고
집안의 며느리가 되어서 그라모 쓰나!!!

가슴에서 뭔가 치밀어 오르더니 저도 모르게...
어머니 딸인데요.ㅋㅋㅋㅋㅋ 웃으면서 농담했더니
딸이니깐 엄마를 도와야지!!!
퉁명스럽게 대하는 어머니를 저는 잘알기에 그냥 성격이 무뚝뚝해서
그러신가보다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늘 어려운건 시어머니더라구요.
기분상하신것같아 어머니 받어신 선물은 잘 받으셨어요~하며
다른이야기를 돌렸더니 그랴~ 선물은 좋은데..
언제 올끼고~~~
기다리시는 어머니생각해서 빨리가도록 노력할께요.
저보다 손주들이 더 보고싶어서 그러시는거죠? 어머니 아범 마치는데로
내려갈께요.
전화를 끈고 저도 어머니 마음을 맞쳐드렸지만,
그래도 답답하게 엄습해오는 이유는 뭔지......

전화 끈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아버님이 전화를 주셨더라구요.
에미야~ 너거 어무이 말은 듣지마라 올것 없다
어린애들 델꼬 길도 미끄러운데 오지마라.
아니예요 아버님 갈거라고 마음먹었어요.
늘 제편이고 며느리가 이뻐서 잘해주시는 아버님때문에 어머니께서 무섭게
하셔도 힘이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아버님이랍니다.
그래서 아버님 생각하면 더 찾아뵙고 더 잘해드리고 싶은데..
어머니는 늘 제가 마음에 안드신지 투덜거리신답니다.
오랜 연애끝에 만나 결혼한 우리가 어떻게 결혼에 성공할수 있었던 것은
아버님의 힘과 남편의 의지때문에 그리고 우리큰애가 있어 결혼할수 있었어요.
어머니는 저를 너무 반대하셨어요. 처녀때부터 몸이 약해서
병원신세를 져야했던 제가 너무 마음에 안든다며 그래도 아픈게 다 나아 건강해진
모습으로 결혼했지만,
그렇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도 알지만,
그때도 지금도 나를 못마땅해하시는 어머니가 저도 마음에 안들때도 있지만,
그래도 애교로 어머니의 마음을 편히 해드리고 싶다니다.

결혼해서 시부모님과 많이 멀리 떨어져살아서 미운감정보다는 늘 멀리있으니
부모님께 잘해드리지못해 미안한 마음이 더 들더라구요.
사실 가까이 살지않아 우리가족끼리 여행도 가고 자유롭게 살지만,
명절때만큼이라도 찾아뵈어야하는데...
가면 해야할일이 태산이고 어머니의 잔소리가 마르지않을정도로 하시니
제가 몸은 이겨낼지언정 심적으로 스트레스로 자리잡더라구요.

그렇게 남편의 퇴근을 일찍하고 출발하였지만,
차는 막히고 막혀 가는중에 눈이 아주 많이오더라구요.
눈보라치는 길을 뚫고 7시간 넘게 달려 도착해서가니
이게 왠일이예요..
어머니 명절음식을 이번에는 혼자서 많이 해놓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어머니 제가 할껀데 어머니께서 힘드신데 하셨어요.
했더니...  너거 아버님이 도와졌다 며느리 오는데 피곤한데 매년 일시킨다고
한소리하더니 이렇게 해놨다.
아버님은 언제나 제편~~ 속으로 아버님 화이팅~
그래도 여전히 이일해라 저일해라.... 너는 이런것도 못하냐
빨리해라 투덜거리시며 가르치는 어머니...
이젠 저도 숙달이 됐는지 그러시는 어머니가 이젠 덜 밉고
어머니 이 다음 떠나시면 제 혼자서 잘 못할것 같은데 어차피 배운다 생각하고
하면 속이 더 편해지더라구요.

처음 결혼하고 첫명절 보낼땐 다리도 아프고 여기저기 안쑤시는데가 없었고,
시누이 은근히 일안하고 저한테 잘하라고 훈계했던일,
솥뚜껑 깨고 밥태우고 나물무치면 짜고, 이것저것 음식솜씨없던일들..
어머니가 뭐하나 시키면 더 잘하려고 애썼는데..
그래도 최종적으로 결과는 좋지않았던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어머니께 혼나고 구석에 앉아 울었던 기억.

그리고 시동생 늘 사고치고 돈감당은 우리가 해주고
아버님 아프셔서 매달 병원비 내기도 힘들었어요.
시댁의 일들은 왠지 거리감이 들고 힘들다고 느껴졌거든요.
이러면 안돼는데 하면서도 어렵고 힘들고 어머니 어렵던건 이겨내기 힘들더라구요.
눈물,콧물 다빼가며 힘들게 했던 지난 날들...
이런게 살아가는 우리의 며느리 시집살이인가 싶기도 했지요.

그리고 남편에게 명절때 안간다고 고집부리곤했는데..
지금은 몇해를 걸쳐서 하다보니 이것도 힘들긴 하지만,
힘든만큼 온 가족들이 웃으며 맛난 음식을 먹을수 있다는게 좋은것같기도 하지만,
그래서 올해는 제가 용기내어 어머니께 말했어요.
어머니 이제 연세도 있으신데 음식 조금만하고 간단히하면 안될까요?
물었더니...  그래도 우리집에 오는사람 푸짐하게 차려줘야지...
언제 이렇게 가족들이 모여 먹을 날이 있냐!
힘들어도 다 배울게 많은게다 그러시던 어머니~
사실 남편에게 항상 어머니 밉다며 그랬는데...
미워할수록 미워지더라구요. 그래도 갈수록 잔소리하는 어머니가 밉지않은 이유는
다 이유가 있다는걸 알게 되더라구요.
이젠 나도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다보니 아이들이 이 험난한 세상에서
우뚝서고 자리잡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강한 엄마가 되어야한다는걸 알았습니다.
어머니도 강해지고 싶어서 강해진게 아닌것같아요.
다 험난한 파도가 몰아치고 힘든역경속에서 살다보니
남에게 표현하는 방법이 틀렸을 뿐이란걸 비로소 알아가고 있는
저도 한 어머니의 며느리란걸 알았어요.

새해가 밝고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하고
우리선조들이 지켜온 일들을 우리모두가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로
간단하게 그리고 좀 더 쉽게 살다보면 모두가 옛것들을 모두 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힘들어도 명절기분이 이런거구나 생각하면 좀더 행복해진답니다.

새해덕담하면서 어머니가 저에게 이런말씀을하시더라구요.
난 곰인데 넌 정말 여우같은 며느리다.
그래서 이쁜구석은 없었는데.. 너도 이쁜짓을 좀한다.
어머니 칭찬이세요??? 그럼 세배돈 많이 주세요. 했더니
나중에 저를 불러놓고 저에게 어머니께서 일하셔서 모은 돈으로 예전에 사뒀던
목걸이를 주시더라구요. 저도 뇌물에 약한지... 마냥 웃으며
와~ 요즘 금값도 비싼데..  이렇게 귀한걸 주신다고요.
어머니 웃으시며 이번에 안내려오면 안줄려고 했는데..
그래도 와줘서 준다. 무뚝뚝하게 웃으시던 그모습 아직도 너무 그표정만 생각하면
재미있어서 혼자서 목걸이 볼때마다 웃게됩니다.

사실 어머니 스트레스로 남편에게 짜증냈는데..
이젠 남편에게 자랑합니다.
어머니 이젠 완전히 나한테 올인됐다며...

명절 그까짓꺼...   올테면 와바~
힘든일도 힘든일이지만, 어머니 무섭고 어려워서 그동안 얼음처럼 앉아있곤했는데..
쨍~하고 저에게도 해뜰날이 있다는게 너무나 행복합니다.

올라올때 한차가득 먹을거리를 이것저것 챙겨주시던 어머니
명절때 남은 음식 처리담당 우리집...
내가 만든 음식으로 배불리먹고 또 올때 싸가지고 오고...
어머니 드시지 다 주신다고 했더니 요즘은 소식해야 오래산다고 하더라.하시며
웃으셨답니다.
옆에서 아버님의 며느리 사랑이 컸던지라 이젠 어머니도 저에게 은근히 잘해주시려고
하는걸 보면 저도 시부모님께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명절되면 가족들을 만나 그동안의 안부와 끈끈한 정을 나눌수 있어 좋았던것같고요.
힘들고 지친 명절준비지만, 나름 보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스트레스~ 누구나 마음먹기에 달린것같아요.
그 스트레스는 내 몫이고 우리가 풀어나가야할 명절숙제인것같아요.
명절지난후.. 남편 집에와서 제 어깨 주물러주며
목걸이에 넘어갔구먼...
당신 수고했어. 내가 더잘할께..  곰탱이같은 남편 이런말해줄때 더 힘이납니다.

힘든명절이었지만, 앞으로 즐거운 명절이 될것같아요.
다가오는 봄은 힘든것 다 날려버리고 꽃향기처럼 향기롭고 행복한 나날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