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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보다 마음이 무거웠던 명절


BY pigkum 2012-01-28

큰며느리라 언제나 명절이면 제가 음식 준비를 합니다.

 

동서가 둘이지만 언제나 바쁘고, 솜씨가 없어서... 핑계거리 듣고 맘 상하느니 속 편하게 그냥 제가 다 합니다.

 

오랫만에 식구들 만나면 반갑기도 하고 푸짐하게 대접하면 제 마음도 즐겁고 했는데 올 명절은 정말 준비하기 싫더군요.  시누이 아들, 즉 아들의 사촌이 올해 명문대 장학생이 되었습니다. 아들은 수도권도 떨어지고 ...

 

자식때문에 이렇게 속상한적이 없었네요. 모두 모여 조카를 칭찬하는데 아들놈은 속도 없이 친척들 만났다고 실실거리고... 속이 뒤집어지더군요

 

남편도 속상한지 조카가 놓은 젓가락을 보고 " 너 **대 합격한것 맞아? 어떻게 젓가락 짝도 못맞추냐?" 하고 말하는데 참 찌질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아침상을 물리고 시아버님은 애를 불러 앉혀 놓고 잔소리를 늘어놓으시고 우리도 도매급으로 묶어 무능하다느니, 게으르다느니 애가 배울게 없다느니 하시면서 야단을 하시는데 그동안 큰 며느리로서 묵묵히 제 할일 하면서 시부모님이 수발한것이 생각나 하마터면 아버님께 대들뻔했어요.

 

대학이 뭐라고...  정말 이젠 친적들 아니 식구들 안 만났으면 좋겠네요.

 

너무 속상해서 올해는 아예 친정도 안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