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가 많으신 우리 시어머님, 며느리를 가족으로 보지 않아서 그렇지 별다른 어려운 일도 없이 명절을 보낼수 있습니다. 음식 장만으로 허리가 휘지도 않고 손님이 오시지도 않으니 언제나 조용한 명절을 보내서 힘들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시어머님, 무슨 일인지 본인의 방식이 아니면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릇은 본인이 놓는 자리에 놓이지 않으면 난리가 나고, 7시만 넘으면 시아버님이나 누구나 뭘 먹을수도 없어요, 밤에 먹으면 좋지 않다고. 냉장고에서 썩어가는 과일, 명절때 식구들 모여서 같이 먹으면 좋으련만 나중에 다 버리시면서도 절대로 먹으라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한번 꺼내 먹으려면 눈치 봐야 하고 또 먹느냐고 뭐라고 하셔서 먹기도 살짝 민망하고, 쌀도 본인의 방식대로 씻어야 하고 마늘도 본인의 방식대로 까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주 무슨 몹쓸 방법인것처럼 화를 내십니다. 국은 두번째 부터는 처음과 아주 다른 국이 되어있습니다. 이것저것 당신의 마음대로 아무거나 집어넣어서 어디서도 본적없는 이상한 맛과 모양의 국,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지금은 뭐, 그러려니... 평상시에도 별다른 어려운 일 없이 시댁을 다니지만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히 어렵지는 않지만 아주 사소한 야단들에 매번 마음이 상합니다. 특별히 잘못한것 없이 당신의 기분과 당신의 방법을 따르지 않아서 생기는 일상적인 일들을 가지고 매번 야단을 맞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