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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와 사위의 합작품


BY 일필휴지 2012-04-14

4.11총선이 마침내 종착역에 닿았습니다. 숱한 화제를 몰고 왔으며 말도 많았던 선거가 끝남에 따라 이제 여야는 다시금 전열을 다듬을 때입니다.

 

아무튼 4.11선거가 끝남에 따라 선거기간 중에 보았던 어떤 아름다운 모습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건 바로 이 글의 제목처럼 장모님과 사위의 어떤 합작으로 일궈낸, 남편과 장인어르신의 국회의원 당선이란 ‘작품’입니다.

 

선거가 한창 치열하게 전개되던 지난 4월 초순의 일입니다. 평소 박봉인지라 투잡으로 하고 있는 일을 하고자 시내버스에 올랐지요. 그리곤 목적지에 내려서 사무실을 향해 걷던 중이었습니다.

 

비교적 젊은 남자와 저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반갑게 웃으면서 다가섰습니다. 그리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출마한 000 후보의 사위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옆에 계시는 분은 000 후보의 부인이시고요. 잘 부탁 드립니다~”

 

그러면서 명함을 한 장 주기에 덥석 받았지요. 누군가는 그렇게 건네는 명함을 안 받거나, 심지어는 보는 앞에서 휙~ 집어던지는 아주 예의 없는 이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됩니다! 아무리 맘에 안 드는 경우일지라도 그들이 안 보는 데서 버려야지요.

 

안 그렇습니까? 각설하고 한데 그처럼 사위와 장모의 화기애애한 모습이 아마도 000 후보의 8년간(두 차례 거푸 낙선) 와신상담 끝 당선의 기쁨 단초이자 씨앗이 아니었나 싶더군요. 그래서 말인데 장모(丈母)는 내 아내의 어머니입니다.

 

장모와 연관된 속담이 많은데 ‘장모는 사위가 곰보라도 예뻐하고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뻐드렁니에 애꾸라도 예뻐한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장모 될 집 마당의 말뚝을 보고도 절한다’는 건 아내를 쟁취(?)하기 위한 예비 사위의 어떤 고육지책이 아닐까도 싶네요.

 

반면 ‘아내 때린 날 (하필이면) 장모 온다’는 것도 있으니 아내에겐 무조건 잘 해 주고 볼입니다. 사위와 연관된 속담도 웃음을 머금게 하기에 몇 개 소개하렵니다.

 

‘사위 반찬은 장모 눈썹 밑에 있다’는 것은 장모는 사위를 대접하려고 보는 대로 찾아서 차려 주려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죠. 예컨대 사위가 처가에 오면 씨암탉까지를 잡아준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나 할까요?

 

이밖에 ‘사위는 백 년 손이라’는 데서 보듯 사위는 영원한 손님이라는 뜻으로, 그래서 장모는 사위를 언제나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존재임의 비유라 하겠습니다.

 

반면 북한속담인 ‘사위는 고양이’ 란 건 고양이가 저를 먹여 주고 귀여워해 주는 주인에 대한 고마움을 전혀 알지 못하듯이, 장모가 아무리 위하여 주어도 그 보람이 없으며 얄미운 짓을 많이 하는 사위를 이렇게 비유한다고 하니 사위 역시 장모님께는 항상 그렇게 친어머니 이상으로 극진히 모셔야 마땅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