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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시어머니를 칭찬합니다


BY lhs9090 2013-03-12



 

시댁을 방문했는데 작은상 위에 책이 펼쳐진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습니다.

접어진 종이를 펼치니 전지 2장이 있는데 그곳에 글씨가 빼곡히 적혀 있는거예요

 어머니 노트 없으세요? 했더니  하얀종이가 아까워서 썼다 하시는 거예요

 

저희 시어머님께서는  복지관 학생입니다.

75세 이신데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아버님이랑 받아쓰기 시험도 보십니다.

100점 맞으면 저희에게 자랑도 하시구요

처음에 며느리인 저를 보기에 부끄러웠는지 숨기셨는데

제가 눈치 9단이거든요

 초등학교 교과서도 구해드리고, 노트도 사서 보내드렸어요

 

그런데 엊그제 결혼식장 오셨는데  쇼핑백이 무겁길에  뭐냐고 여쭈었더니

작은아들네 가니까 책을 버리는데 글씨가 커서  당신 심심할때 봐야겠다고

가방에 넣어가지고 가시는 모습이  너무 너무 좋았어요

화장실 가신 틈에 용돈을 살짝 넣어드렸더니  출발 전에  가방을 열어보시다가 봉투 발견하고 이게 뭐지 하시는거예요

어머님  복지관에 맛있는거 사가지고 가셔서 함께 드셔요

서로 세상살아가는 재미잖아요

했더니  그러긴 그러더라   선생님께 참깨, 콩 ... 농산물로  학생들이 고맙다고 선물을 하신다고 하셨다.

늙어서 가르쳐 주시는게 너무 고맙다는거예요

 

며느리지만 감히 제가  시어머님을 칭찬하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