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선선해지고 추위가 오려고 시작하면 난 늘 돌아가신 아버지가 더 생각난다. 아버진 교직자로 생활하시다가 정년퇴임을 하시고 늘 하시던 나무를 가꾸시는 일을 하셨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나무를 많이 키우셨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가뭄이 시작되면 물을 길어다 나무에 물을 주기에 한참 바뻤다. 농사일 못지 않게 신경쓰이고 힘든일이었다. 이렇듯 나무를 많이 키웠는데도 난 나무의 이름조차도 많이 모른다. 어쩜 그렇게 무신경했는지. 큰오빠가 일찍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아버진 쓰러지셨다. 그이후 호전이 좀 되다가 두번을 더 쓰러지시고선 영영 일어나지 못하시고 병상에서 생활하셨다. 자랄땐 늘 무뚝뚝하고 무섭기만 해서 말도 제대로 못건네던 아버진데 이렇듯 누워계시니 너무도 가엾고 측은했다. 가족들에겐 참 무심한 아버지였는데. . 늘 생각하면 저 한쪽 가슴이 아려온다. 효도도 못햇고 아버지와 살갑게 지낸 기억이 별로 없다. 잘사는 모습도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아버지, 난 다른 아이들처럼 아빠라고도 불러보고 싶었는데 너무도 바보같이 살았어요. 요즘은 딸바보 아빠들이 참 많아요. 보면서 난 참 부럽기도 하고 왜 난 저리 못했을까 하는 생각에 내 자신이 참 바보같습니다. 아버지 날이 추워지면 땅도 춥겠지? 아버지 보고 싶고 사랑합니다. 살아계실 땐 한번도 해보지 못한 말들인데. 참 후회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