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이십여년을 알고 지낸 언니가 있어요
저는 결혼을 했고 애가 둘입니다.
그 언니는 결혼을 안할거라며 여태 프리하게 살다가 느즈막이 서른 중반을 넘어서 결혼을 했죠. 재작년에요..
문제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지라 소소하게 따지지 않고 제가 해줄 수 있는 선에서 언니에게
최선을 다했거든요.
결혼 안할거라며 프리하게 살았으니 결혼자금이 아예 없어서 곤란해 하는걸 보며,
없는 형편에 저희도 외벌이에 학생 둘 키우고, 우리도 십만원짜리 청소기 사서 쓰면서
언니네꺼는 24만원돈 청소기 선물로 주었고요. 물론 액수가 중요치는 않습니다. 이건 좋은 선물 해주고픈 제 맘이였으니까요...
여긴 서울이지만, 상주에서 결혼식 한다고 해서 식구 넷이 차 끌고 축하하러 다녀왔고요.
언니 애기 낳기전에 답답해 해서 저 혼자 하루치기로 다녀오며 말벗도 해주고...
애기 낳았다길래 이십만원정도 제 나름은 거금 들여 선물 사서 보내고...
언니 어쩌다 서울 오면 밥해주고, 밥 사주고...
제 나름대로 정성을 다했는데....
이번 아기 돌잔치에 올 수 있냐고 하네요...서울에서 상주....쉬운 거리는 아니죠...
토욜일이라 힘들것 같다고했어요. 랑이 근무거든요. 물론 가기 껄끄러워 지는 이유는 제 맘에 있어요... 거리가 문제겠어요...
여튼, 그랬더니 어제 전화해서 그러네요. 일주일 앞당겨서 다시 잡았고 일요일로 잡았는데 올수있느냐고...
근데 이쯤에서 제가 좀 실망스럽더라구요.
결혼이란것은 일륜지대사라서 만일, 제주도라도 갈 수 있고 그정도의 사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솔직히 제가 서운한건....제 애들 둘 돌잔치때 같은 서울에 살 때였는데도 언닌 안왔어요.
물론 성의 표시도 안했구요.
그리고 제 결혼식때도 피로연장에만 잠깐 와서 밥도 안먹고 갔더랬습니다.
늦게 도착하기도 했고...미안했는지 밥을 안먹고 축하한다고만 하고 갔어요. 물론 이때도 성의 표시는 없었구요...
그땐 언니가 나름 사정이 있겠지...하고 이해했어요.
하지만 애들 돌때는 둘 다 오지도 않고...이것도 이해했어요. 사정이 있었겠지...하면서...
근데 이제와서 언니 애기 돌이라고 상주까지 선뜻 올수 있냐고 두번이나, 날짜까지 바꿔가며,
얘기 한다는게 전 조금 이해하기 힘들어요.
저같음 미안해서 먼저 얘기 꺼내진 못할것 같은데...되려 제가 간다고 해도 멀고, 하니 오지말라고
빈말이라도 할것 같고, 울 애들때, 제 결혼때 못오고, 못챙겨준것 생각나서라도 먼저 오라곤
얘기 못할것 같은데....참...사람이 다 내맘 같지 않나봐요.
남편에게 이런 얘기 하니까 그렇게 따지면 안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제가 좀 뭐라 했어요...따지다니~ 내가 따졌음 벌써 결혼식이고, 애기 출산 선물이고 안했지.
이해하고, 친하다고 생각하니까 안따지고 해준거라고...
하지만 이정도 쯤에서 언니가 애기 돌잔치에 먼저 오라고 말 꺼내는건 아닌것 같다고 했어요.
제가 먼저 말 꺼내며, 애기 돌 언제냐고 물으며 간다고 해도 멋적고, 미안해 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얘기했더니,,,남편도 수긍하긴 하더라구요.
참....안가자니 불편하고, 매번 선뜻 맘 베풀었더니, 당연시 받는것 같아 이것도 불편하네요.
참 옹졸해 지지만, 저도 힘든 형편에 여태 맘 쓰며 베풀려 했는데, 상대방의 기대치만
높여놓는것 같아서...씁씁한 맘에 긴 글 끄적여봅니다.
님들이라면 어쩌시겠어요...제가 너무 옹졸한가요...ㅠㅠ